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유행시킨 "내 안에 너 있다"는 이동건의 대사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콩닥콩닥 거릴 만큼 참 로맨틱하다. 하지만 "언론 안에 MB 있다"로 바꾸면 섬뜩해진다. 2010년 언론을 정리하다 보니 언론은 한마디로 'MB의 연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것도 연인에게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보일까, 이렇게 하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매달리는 모습이다.

지난 8월 MBC <PD수첩-4대강, 수심 6m 비밀> 불방에 이어 최근 낙동강 사업권 회수와 관련한 KBS <추적 60분>에 대한 사측의 일방적인 보류 지시는 연인이 하는 일에 딴죽거는 일은 않겠다는 눈에 띄는 행보다. 걸림돌이 되는 언론인에 대해서는 해직으로 응징했다. MB와 오랜 친분관계를 맺어온 MBC 김재철 사장 퇴진 총파업을 주도한 이근행 노조위원장과 진주·창원 MBC통합을 반대하며 김종국 사장 출근을 저지한 정대균 진주MBC 노조위원장을 해직하는 등 징계·인사보복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이 연인들은 KBS 수신료 인상, 종합편성채널 선정, 진주·창원 MBC통합을 추진하며 찰떡궁합을 과시한다.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재벌신문에 언론시장 장악권을 쥐여주고, KBS 수신료 인상에 광고는 현행 유지를 통해 지상파와 종편 등을 위한 정책으로 가고 있다. 한국기자협회에서 진단하듯 지상파나 종합편성 채널 등은 기업들로부터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는 협찬이나 광고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됨으로써 유료방송과 지역 언론의 붕괴는 말할 것도 없다. 결국 지상파와 종편에 광고를 몰아주는 정책이 규제완화라는 미명하에 이뤄지게 됐다.

   
 
콩깍지가 씌었다는 표현처럼 서로 사랑하는 게 뭐가 문제겠냐 마는 이 연인이 한쪽은 한 나라의 수장이며 한쪽은 국민의 귀와 눈이 되는 (재벌)언론이라는데 있다. 이런 분들이 남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권력, 이익만 생각해서 그게 참 문제다. 2011년에는 서로 잘못은 따끔하게 지적할 줄도 아는 '발전적인 연인'으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이 연인들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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