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 3학생이 치르게 될 2005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은 현재의 기본틀을 유지해 한번 치르되, 새로운 교육과정에 맞춰 일부 개편.보완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을 Ⅰ.Ⅱ로 나눠 두번 보는 방안도 역시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으나 채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전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2일 오후 교원징계재심위원회 대강당에서 대학 입시담당자.학부모.일선고교교사.교육유관단체 관계자 등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 2005학년도 개편시안’에 대한 공청회를 갖고 수능개편연구위원회(위원장박도순 고려대 교수)가 내놓은 5개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2005학년도 수능제도 변경은 지난해 초등학교부터 도입된 제7차 교육과정이 2004년에 고교 3학년까지 완전 적용되기 때문에 이미 불가피하게 예정된 수순이다.
위원회는 다음달까지 5개 방안 중 유력한 2개 방안을 골라 교육부에 제출하며 교육부는 이를 토대로 오는 12월까지 2005학년도 수능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위원회가 8개월간 연구해 내놓은 5개 방안은 △수능을 한번 보는 방안으로 `현수능 보완안'과 `교과영역별 단일선택시험안' 등 2가지 △수능을 Ⅰ.Ⅱ로 나눠 두번보는 방안으로 `기본교과공통시험과 선택과목선택시험안', `일반 학업능력시험과 교과목 선택시험안', `학업 적성검사와 기초학력 검사안' 등 3가지이다.
박도순 위원장은 “그동안 전문가 협의회를 거친 결과 5가지 방안 가운데 `현 수능 보완안'과 `기본교과 공통시험과 선택과목 선택시험안' 등 2가지 방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와 같이 고교 3학년말에 한번 수능을 치르되 7차교육과정의 특성을 일부 반영하는 `현 수능 보완안'은 입시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해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방안은 지금처럼 언어.외국어(영어).사회탐구.과학탐구는 모두 응시하고 수리영역은 난이도별로 A.B.C 3개형으로 나눠 수험생들이 원하는 대학의 모집 단위가 요구하는 한가지 유형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으로 결국 현재처럼 5개 영역시험을 치른다.
`기본교과 공통시험과 선택과목 선택시험안'은 고교 1학년말까지 배운 기본교과과목을 고교 2학년초에 수능Ⅰ을 통해 평가받고, 고교 2.3학년때 배운 심화선택과목 성취도를 고교 3학년말에 수능Ⅱ를 통해 평가받는 수능 이원화 방안이다.
위원회는 어떤 안을 확정하든 수능 점수는 반드시 등급 또는 표준점수로 표시하고 백분위 점수도 제공하지 않아 현행 원점수 체제하에서 빚어지는 난이도 논란을 방지하고 수능을 자격기준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수능개편시안과 함께 `실업계 수능영역 신설방안'을 발표, 실업계고 활성화를 위해 2005학년도 수능 선택과목에 실업계열 과목을 포함시켜 실업계고 졸업자의 대입기회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사, 2차례 수능 학생 입시중압감만 부채질

현 중3생이 치르게 될 2005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일선교사들은 대체로 현재의 틀을 크게 훼손하지않는 범위에서 미비점에 대한 보완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교사들은 수능개편연구위원회가 내놓은 수능 방안중 수능시험을 I.II로 나눠 두번 보는 방안보다 현행 수능 1회의 틀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반포고 이옥근(영어담당) 학생부장은 “수능을 두번보는 것은 결국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가중시키고, 사교육 의존도를 더욱 높여 공교육을 위기로 몰아 넣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이는 입시제도가 사교육 등을 부추겨 `학교에서 지역사회의 문화 및수준에 맞는 교과과정을 짜라'는 7차 교육과정의 목표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장은 또 “수능 횟수에 대한 논란도 문제이지만 7차 교육과정 시행에 따르는 심화선택 과목 교육내용 및 방식.교사 충원 문제 등에 대해서 일선 교사들이 상당히 난감해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고 권순환 연구부장은 “수능을 2회에 걸쳐 실시하는 것은 학생들에게는 입시 중압감을, 교사들에게 진학지도에 있어서 혼란만 부채질 할 뿐”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권 부장은 “현행 수능제도에서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변별력 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리탐구 부분에서 문제를 난이도에 따라 A.B.C 등 3종류로 나누는 방안은 현행 제도에서 탄력성을 더한 것”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서울고 김영규(국사) 학생부장은 `수능 2회 방안'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하면서도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르는 심화 선택과목의 평가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부장은 “수십개에 달하는 선택과목에 대한 평가는 기술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일선 고교에서는 학생들의 요구에 맞게 무엇을 선택 과목으로 지정해야 할 지, 학생들도 천차만별인 대학들의 선택과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1학년때 배우는 공통과목은 1회에 걸쳐 수능을 실시하고, 2.3학년때 배우는 선택과목은 내신만 반영에 공교육을 강화하자”며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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