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간질환에 간 딱딱하게 굳어영양관리·가벼운 운동 통해 치료

간경변증은 만성 간질환이 계속되어 간 조직이 손상돼 두꺼운 섬유질이 형성되고, 살아남은 간세포는 재생과정을 통해 재생결절이 형성되는 현상이다. 간이 자갈이 모인 것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정상 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간 조직의 어느 한 부분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나타난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만성 B형 간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간경변증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환자는 임상증상도 뚜렷하지 않고 혈액 화학검사에서도 거의 정상 소견을 나타내지만, 간경변증의 정도가 심해지게 되면 황달, 복수, 간성 뇌증, 식도정맥류 출혈, 간신증후군의 합병증이 발생한다. 합병증이 없는 간경변증은 5년 생존율이 70%인데 비해 합병증이 있을 때는 30~40%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간경변증 환자의 치료는 합병증을 효율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역점을 두며, 간경변증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간경변증 원인은 만성 B형 간염이 가장 흔하며, 최근에는 알코올성 간질환이나 만성 C형 간염에 의한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자가면역성 간염, 술에 의한 간염, 약물에 의한 간염, 지방간·지방간염, 대사성 장애(윌슨병, 헤모크로마토시스 등), 담도계 질환(담도 폐쇄,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 등), 간정맥 폐쇄 질환(버드-키아리 증후군, 심장 질환에 의한 만성 울혈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간경변증의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임상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소화 불량이 있거나 가스가 많이 생기게 되며 복부 불쾌감이 있거나 식욕 감퇴, 권태감, 피로 등 비특이적 증상을 호소한다. 신체적으로 손바닥이 빨개지고 피부에 거미 모양의 혈관이 생기고 피부에 멍이 잘 들며 색소가 침착될 수 있다. 또한 체모가 감소하고 남성은 가슴이 여성처럼 커지거나 고환이 위축되며 여성은 월경 불순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나 눈 흰자위에 황달, 독특한 입 냄새, 다리 부종, 치질, 의식의 변화나 손떨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중요한 임상 증상으로는 간 손상이 점차 심해져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일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간 기능 부전에 의한 합병증'과 '문맥압 항진증(또는 문맥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있다. 문맥압 항진증이란 간으로 들어가는 정맥혈액은 문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들어가는데 간이 딱딱하게 굳어져 혈류가 장애를 받게 되고 그 결과로 문맥 내의 혈압이 현저히 증가해 생기는 현상이다. 문맥압 항진으로 간으로 가야 할 혈액이 엉뚱한 다른 혈관으로 흐르면서 식도, 위, 소장 등의 정맥이 확장되는 데 이를 정맥류라고 한다. 대개 간경변증이 진행하면서 이들 정맥류도 점차 심하게 팽창되고, 결국 파열하게 되어 출혈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료로는 충분한 영양 관리, 사회 활동과 운동이 필요하다. 간경변증 환자들은 영양 결핍으로 인한 근위축이나 빈혈 등에 의해 운동 능력이 감소 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은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하여야 하며 지속적으로 고강도의 격렬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또 복수와 복막염을 관리해야 한다. 복수 조절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염분의 제한이다.

   
 
간질환이 심할수록 복막염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복막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 치료를 해야 하며, 재발이 잘되므로 지속적인 추적관리가 필요하다. 식도 정맥류 출혈도 조심해야 한다. 식도 정맥류는 일단 출혈하게 되면 높은 사망률을 보이며, 한번 출혈하게 되면 재출혈의 확률 또한 증가한다. 입으로 피를 토한다거나 대변으로 자장면과 같은 색깔의 변을 본다면 우선 출혈을 생각하고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하여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조대현(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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