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나무, 울타리용 식물 제외하고 학교 베스트셀러

우리나라 학교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록수로는 1위가 향나무, 2위가 회양목, 3위 주목이며, 활엽 교목으로는 1위가 은행나무, 2위가 단풍나무, 3위가 느티나무라고 한다. 개나리나 울타리용 식물처럼 정확히 셀 수 없는 식물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심겨 있는 학교의 베스트셀러 나무는 단연 향나무다.

향나무는 말 그대로 향이 좋아서 향나무다. 식물이 향이 좋다 하면 꽃, 열매에서 나는 향기가 대부분이지만 향나무는 목재 자체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목재보다 못하지만 허브처럼 잎을 떼다가 살살 비비면 향나무 특유의 향기가 난다.

비늘잎(오른쪽 잎 윗 부분)과 바늘잎 사진.

전정을 한 향나무 가지를 잘라다 물에 불린 후 껍질을 벗겨서 교실에 두었는데, 결이 곱고 예쁘기도 하거니와 시원하면서도 은은한 향기가 오래도록 나서 좋았다.

예로부터 신성한 나무로 알려져 있는 향나무는 상이 나면 장사를 지내기 전까지 시체가 부패하는 냄새를 제거하는 목적으로 향을 피웠고 이후에는 제사에도 쓰이는 것으로 변했다.

이 때문에 향나무로 향을 피우면 나쁜 기운이 없어진다고 믿었고 무덤가에도 많이 심었다. 또 향나무의 뿌리가 우물을 정화시켜주어 물맛이 좋아진다고 여기고 우물가에 향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교에 심겨진 가이즈카향나무는 바늘잎이 없고 어린 가지가 옆으로 꼬여서 나사가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보여서 나사백이라고도 한다.

옥향이라고도 하는 둥근향나무는 원줄기가 밑에서부터 많은 가지가 나와서 전정을 하면 동그란 반원 모양이 되는데 멀리서 보면 호빵이 줄을 서 있는 것 같다. 보통 둥근향나무는 키가 작아 학교 화단 앞쪽 가장자리에 많이 심겨져 있다.나무 특성상 크게 웃자라지 않고 전정을 해서 가꾸기에 알맞아 대한민국에서 조경수로 토종 향나무보다 더 많이 심겨져 있다. 가이즈카향나무의 '가이즈카'는 오사카의 주변 지역이름 '패총(貝塚)'과 같아 지역명에 기원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 조경수로 심는 향나무는 바늘잎이 나오지 않게 품종이 개량되었지만 가끔 바늘잎이 나는데 환경이 척박하거나 그늘진 곳에서 특히 그러하다.

나무도 사람처럼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날카로운 바늘잎처럼 본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나무나 사람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대현(창원진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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