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1996년 경남음악협회가 발행한 경남탄생 100주년 기념 경남음악사를 들여다 보자.

먼저 마산음악사. 1983년 마산음악에서 획기적인 행사가 열렸다고 적혀있다. 바로 경남대학교 오페라단이 펼친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경남 전역을 통틀어 이 공연은 지역대학인들에 의한 오페라 공연으로서는 효시가 되었다.

연출은 이근화, 지휘는 안종배 등. 시민들이 연장공연을 요청할 만큼 호응이 끊이지 않았으며 심지어 당시에 최상의 공연장이었던 경남대학교 완월강당이 민원으로 매표된 입장권을 환불해야 될 정도였다. 그 해 그 오페라 공연은 진주 삼현여고 강당 공연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이것으로 마산지역권에서의 오페라 운동은 발전 가능성을 능히 가늠할 수 있었다.

경남음악사 책장을 몇 장 넘겨 창원의 음악을 들여다보자. 1992년 경남오페라단의 창단공연이 있었다. 1994에는 KBS창원홀에서 창원대학교의 개교 25주년 기념 공연으로 도니체티의 희가극 <사랑의 묘약>이 공연되었는데(총감독 전정자, 연출 강영중, 지휘 김도기 등·중략) "대학오페라로서는 참신한 느낌을 주는 성공작이었다"라고 소개돼 있다.

갑자기 지난 우리 지역의 오페라사를 소개한 것은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오페라라는 장르는 한번 무대를 올리기까지 보이지 않는 노력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미술, 무용 등 타 장르의 예술과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져야 하는 종합 예술이기에 물적, 인적자원, 준비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또한, 필연적으로 경제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기에 일반적으로 오페라는 그 지역의 예술활동과 수준의 척도가 되기도 하는 중요한 예술형태다. 그만큼 예술인들과 청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당시의 출연자들이다. 대부분 지금까지 우리 지역의 음악계와 강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많은 음악인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당시 열악한 공연환경에서 오페라 공연이 지역 예술인들에게 가져다준 무대경험과 내외적 영향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음악교육에서 이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무대경험을 통하여 스스로 습득되는 체험적 학습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창원대학교 예술대학이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김해문화의전당, 창원 성산아트홀 그리고 거제문예회관에서 공연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공연은 출연진 다수가 재학생과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동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공연은 창원대학교 예술대학에서 교육역량 강화사업으로 무용과, 성악가·합창단·오케스트라를 포함해 약 130명이 출연했다. '21C 예술교육역량강화 사업'으로 만든 이번 사업은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 3년 사업계획을 갖고 '21C 형 전문예술인력양성'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무대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첫 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받았다고 하니, 앞으로 어떤 무대들을 만들어나갈지 더욱 궁금해진다. 이런 무대와 현장경험, 제작과정을 통하여 우리 지역 음악계 나아가 우리나라 음악계를 이끌어나갈 역량 있는 음악인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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