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쯤 행복하냐고 아내가 아침부터 묻는다. 아마 라디오방송에서 내가 녹음한 행복찾기 캠페인을 들은 모양이다. 나는 모나리자의 미소에서 느껴지는 적당한 긍정과 적당한 부정의 비율인 '모나리자 미소법칙'을 통해서 행복을 이야기했다.

지금도 파리 루브르미술관에서 혼자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모나리자에게는 궁금한 점이 셀 수 없이 많았었다. 근래 이 궁금점은 과학의 힘으로 상당수 베일이 벗겨졌는데, 미소의 비밀이 색깔사이의 경계선을 부드럽게 만든 스푸마토기법 때문이라거나,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에서는 물체에서 나오는 빛을 1억 개의 분광으로 나눠 성분을 측정할 수 있는 고성능 멀티 스펙트럼카메라를 이용해 미소를 분석했다거나, 미국 하버드의대 신경과학자 마가렛 리빙스톤 교수는 연구를 통해서 중앙보다는 주변에서 볼 때 미소가 더 선명해진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그리고 행복이라는 주제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일리노이 대학의 심리학자 에드디너 교수의 연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 연구진의 분석결과 모나리자의 미소에 표현된 감정은 행복한 느낌이 83%, 혐오감이 9%, 두려움이 6%, 분노의 감정이 2%를 차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많은 과학자들은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과도한 행복을 추구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행복이 무엇이며, 행복에 이르는 길은 어떤 것인지를 분석한 에드디너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석좌교수와 로버트 비스워스 디너 부자(父子)가 공동으로 쓴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에서도 행복은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이라 정의했다. 행복이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주관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무엇이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의 문제라는 얘기다.

행복은 모든 인간 활동의 목표다. 그래서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도 "모든 국민은…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는다"라고 밝히고 있다. 행복은 삶에 대한 만족도이며, 기분 좋은 상태다. 달리 표현하면, 한 사람이 삶을 향해 갖는 긍정적인 생각과 느낌을 모두 가리키는 것이 행복이다.

   
 
아침나절에 아내에게 적당한 긍정과 적당한 부정의 비율인 '모나리자 미소법칙'을 열심히 설명해야 했다. 그래서 지속적이고 극단적인 행복감은 존재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약간은 아쉽고 조금은 부족한 지금 우리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이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모나리자의 미소처럼 행복과 불행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삶이 더 바람직하다고. 스탈린을 비판했다가 강제노동수용소에서 8년을 보내야 했던 솔제니친처럼 나는 행복해지기로 결심하고 있는 한 행복하다.

아무것도 나를 막지 못한다고 되뇌면서도 다시 묻는다. 모나리자는 정말 웃고 있는 것일까?

/황무현 마산대학 아동미술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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