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계통 문제가 원인…기름진 음식보다 채소위주 먹어야

구강질환이나 충치가 없는 데도 입 냄새가 나는 아이들이 있다. 이를 닦고 조금만 지나도 금방 입에서 냄새가 난다.

입 냄새라고 해서 그 원인이 입이 있는 것이 아니다. 위장에서 냄새가 올라오는 것이다. 냄새가 올라오는 것은 소화가 되어 내려가야 할 음식물이 정체 되면서 나타나는 것과, 비위의 과한 열로 냄새가 나는 것이다. 더운 여름철이면 싱크대 개수구에서 냄새가 심하고, 겨울이면 냄새가 다소 덜한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한방에서 소화기 계통의 문제를 입 냄새의 주된 원인으로 본다.

먼저 비위의 열로 인한 경우이다. 비방이 열 하면 얼굴이 누르고 눕기를 좋아하고, 입 냄새가 나고, 입 안이 헐거나, 입술이 건조해서 혀로 자주 입술을 핥는 등의 증세와 같이 나타난다. 비위에 열이 생기는 원인은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밀가루 음식, 튀김류, 육류 등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으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위장에 열이 많은 체질이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어서 생길 때도 있다.

또 비실(脾實)증으로도 입에 냄새가 난다. 비가 실하면 몸이 무겁고, 쉽게 배가 고프고, 발바닥이 불로 지지듯이 뜨겁거나 아프며, 살이 잘 트고, 발목을 잘 삐는 등의 증세가 있으면서 입 냄새가 심하다. 비실이란 소화기의 기능이 지나치게 항진된 것을 말한다. 그래서 비실증의 아이들은 잘 먹는다. 사실은 지나치게 먹는 것이지만 부모님들은 어렸을 때는 잘 먹는 것을 병적인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 두는 경우가 많아서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반대로 비위가 허약해서 입 냄새가 날 때도 있다. 비위가 허한 것은 소화기 계통의 기능이 약한 것이다. 소화기능이 약하다 보니 음식이 위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냄새가 올라와서 입 냄새가 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몸이 피곤해 전체적인 기능이 떨어지면 입 냄새가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소화기능이 약한 아이들은 평소에 밥을 잘 안 먹고, 때가 되어도 배 고픈 것을 모르며, 자주 토하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등의 증세를 보인다.

소화기능에 탈이 나서 입 냄새가 나기도 한다. 식적(食積)인 경우가 많은데 식적은 급체와는 달리 과식 등으로 증세로 드러나지 않는 가벼운 체기가 누적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입 냄새라도 원인은 다 제각각 이라서 그에 따른 치료법과 대처도 다를 수밖에 없다.

   
 
먹는 것이 지나친 아이들은 먹는 양을 절제시켜야 하고, 소화기능이 약한 아이들은 기능을 개선해야 하며 식적이 있는 아이들은 소화기를 바로 잡아줘야 한다. 비위에 열이 많은 아이는 약도 약이지만 기름진 음식보다는 담백한 음식과 채소 과일 등을 자주 먹게 하면서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안 먹는 것도 병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도 병이다.

/옥상철(창원시 마산회원구 아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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