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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건강 피자'에 음악 소스도 곁들여"

[주인공] 17년 토종 피자 '이코노' 최광열·문혜숙 씨

박종순 기자 yard@idomin.com 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피자, 통닭, 빵 등은 어느 지역이나 전국형 대형가맹점이 대세다. 하지만, 진해는 유독 자신의 맛으로 승부를 거는 '토종 맛집'이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적게는 20년, 많게는 40년에 이른다. 무엇보다 예나 지금이나 손님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요, 그만의 색을 안고 있는 것도 매력이다. 과연 그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20년 넘는 세월을 맛으로 다진 '주인장들의 사연'을 들어봤다. 

"피자 왔다. 자 상 펴라."

"우와 맛있겠다."

'배달왔습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가족들이 부산하다. 첫째 아이는 무거운 상을 낑낑거리며 가져오고 둘째 아이는 입맛을 다시며 발을 동동 구른다. 배달가면 어느 집이나 그 풍경은 비슷하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최광열 씨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그래, 맛있게 만들고 빨리 갖다주자. 가족들이 이렇게 기다리는 데 실망을 주면 되나."

어언 17년이다. 창원시 진해구 중앙시장 입구 정류장 앞에 자리 잡은 이코노피자는, 최광열 씨가 1990년 초 음악다방에서 피자집으로 업종을 바꾼 후 지금까지 이어온 곳이다.

   
 
  17년간 진해 이코노 피자를 운영하는 문혜숙 씨가 직접 피자를 반죽하고 있다.  
◇"가족이 먹는 건데" 깨 반죽에 한약재 소스까지 = "아이들이 저렇게 맛있게 먹는데 좋은 재료, 몸에 좋은 재료 써야지 생각했지요."

국내산 자연산 치즈만 쓴다고 했다. 빵 반죽엔 검은깨와 찹쌀을 곁들인다. 빵 위에 올리는 재료는 신선한 것만 고집한다고도 했다. 그래서인지 채소의 아삭한 맛이 살이 있고 양도 푸짐했다. 소스는 당귀 등 몸에 좋은 한약재와 매년 직접 담그는 매실 진액을 넣어 개발했다. 이렇게 17년 전부터 두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만든 피자 종류는 무려 15가지. 새우와 게맛살을 넣은 '쉬림프골드'부터 '통게살골드', 새우·홍합·조개 등을 넣은 '씨푸드 스페셜'까지 웬만한 전국대형가맹점 메뉴와도 견줄 만한 수준이다.

"자체 개발한 것도 있었지요. 빵에 팥을 넣은 메뉴를 내 보기도 하고 '새먼 앤 그린머슬'이라고 연어와 그린홍합을 넣은 메뉴도 만들어봤지요. 그런데 주문하는 사람들은 텔레비전 광고보고 그 메뉴만 찾는 거예요. 고민하다 사람들이 찾는 메뉴를 더 잘 만들자 생각했죠."

진해엔 10년 넘게 이코노 피자만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특히 가짜치즈 파동이 있은 이후 배달주문은 더 늘었다.

◇17년 전 찍은 단체사진 고스란히 "혹시 찾을까 봐" = 이코노피자는 17년 전만 해도 진해고교·진해여고 등 학생들의 생일파티 공간이자, 가족들의 유일한 외식공간이었던 곳이다. 그때의 흔적이 공간 곳곳에 남아있다. 피자를 먹는 사진, 웃고 있는 가족사진, 친구들과 어깨동무한 사진 등 사진첩에 가득했다.

   
 
  최광열 씨는 부인이 만든 피자를 배달하고, LP 음반을 모아서 가게에서 음악을 들려준다.  

"17년 전 여기 온 사람들을 위해 단체 사진을 찍어줬어요. 그때는 필름 현상을 해야 하기에 며칠 후 찾아갔죠. 여기 있는 사진은 안 찾아간 거예요. 10년이 지나서 찾아가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나 찾을 사람이 또 있을까 봐 이렇게 사진첩 속에 넣어두었죠."

◇면회 가족에 인기 해군 배 내리기 전 전화로 예약도 = 60대 부부는 힘들만도 하건만, 다른 피자집이 문 열기 전인 9시부터 연다. 혹시나 늦게라도 피자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 봐 다른 피자집이 문을 닫은 후인 밤 12시까지 배달을 한다. 주말은 더 바쁘다. 군대 면회오는 가족들이 오기 때문에 아침부터 전단을 돌리고 주문을 기다린다. 진해에서 동해로 갔다 진해로 다시 온 한 해군은 기억에 남는 단골손님이다. 배 내리기 전 전화를 해 주문을 하고 진해에 도착해 피자를 받아가기도 했다고.

"앞으로도 사람들이 원하는 맛을 더 맛있게 만들려고 노력해야죠. 365일 변함없이 부지런히 뛰어야 소비자도 믿음을 갖고 찾는 법이고요. 무엇보다 가족이 먹는 거니까. 정직하게 만들어야죠."

전화벨이 울렸다. 문혜숙 씨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얼른 주방으로 뛰어가 능숙하게 피자 빵을 돌렸다.

이어 예약된 피자가 나오자 최광열 씨의 손이 여지없이 빨라졌다.

"다녀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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