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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집에 웬 LP 6000장?

박종순 기자 yard@idomin.com 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LP판을 가져오시면 피자를 무료로 드립니다."

이코노피자 입구에 적혀있는 문구다. 이곳은 30년 전만 해도 음악다방이었던 곳이다. 최광열 씨는 젊은 날 레코드가게 주인이었다. 이어 부산에서 250석이 넘는 음악다방을 운영했다.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40년간 모은 6000여 장의 LP판만 들고 30년 전 진해에 터를 잡아 '사랑과 신사'라는 음악다방을 열었다. 음악다방이 기울어질 때쯤 피자집으로 전환해 17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름은 피자집으로 바뀌었지만 30년 전처럼 음악은 흐른다.

17살 때 비틀스의 음악을 듣고 노래에 빠진 최씨.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아침에 일어나면 음악부터 튼다. 그리고 잠이 들 때도 음악을 듣는다.

   
 
  진해 이코노 피자 최광열 씨가 자신이 모은 LP 판을 들여다 보고 있다.  
매장에 와서 직접 사가는 손님도, 아는 사람들은 피자가 완성되길 기다리며 원하는 노래를 들려달라고 한다고.

가장 아끼는 LP판은 Heintje의 독일민요. 이 판엔 윤형주가 부른 '저 별은 나의 별', 조영남의 '제비'의 원곡이 담겨있었다.

"부산에서 음악다방을 할 때 같이 있던 DJ가 미국에 살면서 귀한 레코드판을 택배로 보내오곤 하죠. 'LP를 가져오면 피자를 드린다'는 문구를 넣은 건 제 평생 삶이 음악과 함께 했기 때문이지,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기억에 남는 이가 있다. 해군 대위였던 한 남자가 LP판 25장을 들고 찾은 적이 있다.

"대위는 소중해서 아껴두었던 것인데 이곳에 오면 더 빛이 날 것 같다며 LP판을 놓고 갔어요. 피자를 드리겠다고 하니 극구 사양하더군요. 자신의 LP판을 잘 보관해주면 더할 나위 없다면서요."

최씨는 '서른 즈음에', '비와 당신 사이' 등 기자가 좋아할 만한 노래를 선곡해 틀어주었다.

"조용히 음악을 듣고 싶다면, 혹은 듣고 싶은데 그 음반을 찾을 수가 없다면 저한테 오세요. 여긴 가요부터 팝까지 없는 게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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