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거제시 한 시험장에서 외국어영역 듣기 평가 도중 방송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거제 이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에 따르면 지난 18일 3교시 외국어영역 평가 도중 7번 문항부터 2분여 동안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기를 반복하는 방송사고가 전체 20개 수험장 교실 중 10곳에 달했다.

이에 감독 교사들은 다른 필기 문항을 먼저 풀도록 조치하고 문제 발생 15분 뒤 7번 문항부터 다시 방송하고 외국어영역 시험시간을 2분 연장했다.

이 사고로 10개 교실 학생들은 큰 혼란에 빠졌으며 나름대로 시험을 준비한 리듬이 한순간에 깨진 것이다.

이에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은 시험장의 잘못으로 시험에서 손해를 입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물론 일부 학부모들은 소송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 신 모(50) 씨는 "시험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시험장 측과 교육지원청은 재방송과 시험시간 2분 연장을 주장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또 이 학교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 김 모(18) 양은 "방송 사고로 우왕좌왕하면서 시험에 집중을 못 해 평소보다 10점이나 차이가 나는 것 같다"며 "이 점수라면 등급이 차이가 나 목표했던 대학에 갈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거제시 한 고교 진학지도 담당 김모(41) 교사는 "문제의 시험장에 있었던 학생들이 가채점을 해보고 우는 아이가 많아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듣기평가의 좋은 음질 확보를 위해 올해부터 CD를 도입했는데 다소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며 "문제가 된 시험장의 CD를 거둬들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이상 유무 확인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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