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점수 발표 전 가채점 결과로 준비하는 대입 정시 전략

길었던 자신과의 싸움이 끝났다. 지금부터는 정보와 전략의 싸움이라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올 수능 지원자는 모두 71만2227명(수능 원서 접수자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만2393명이 늘었다. 특히 졸업생의 증가가 두드러짐에 따라 재수생 강세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수시모집 인원이 큰 폭으로 늘어나 정시모집 인원이 줄고, 내년 입시부터 인문계열 수학에 미분과 적분까지 포함됐기 때문에 재수 기피 현상까지 더해져 올 대입 정시 경쟁률은 전년도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벌써부터 인문계열은 사상 유례없는 눈치작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점치는 이들이 많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다음달 8일 수능점수가 발표될 때까지 자신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수시2학기 전형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자신의 예상 수능 점수와 학생부 성적 등을 바탕으로 정시모집 전형을 준비해야 한다.

전년도에 견줘 수능 반영 비율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대학별 고사와 학생부 성적 비중이 줄기는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여전히 정시모집에서 학교생활기록부와 수능 성적을 활용해 전형을 하고 있다.

또한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준 반면 면접과 구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은 늘었다. 아울러 학생부나 수능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도 많기 때문에 수능을 기대만큼 못 봤다 해도 앞으로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따라 수능 성적 이상의 대학에 진학할 길은 얼마든지 있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가채점 결과가 대학별, 전형요소별 반영 방법과 유·불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잘 따져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

   
 

◇수시 지원 여부를 결정하라 = 수능을 기대만큼 못 친 학생은 낙담할 여유가 없다. 많은 대학이 수시2학기 원서 접수를 끝냈지만, 아직도 상당수 대학이 2· 3차 수시모집 전형을 남겨두고 있다. 자신의 강점을 충분히 파악해 학생부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라면 학생부 100% 전형을, 그렇지 못하다면 논술이나 적성검사 등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대학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

수시모집에 일단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고, 정시에는 지원할 수 없다. 따라서 가채점 결과가 수시에 원서를 접수한 대학보다 높은 대학에 지원할 정도로 나왔다면 수시모집 논술이나 면접 등의 전형에 참가하지 말아야 한다.

예상점수를 바탕으로 수능성적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정시에 지원 가능한 대학을 가, 나, 다군으로 먼저 확인한 뒤 남은 수시모집 대학에 소신지원해도 늦지 않다.

◇3번의 기회를 신중히 택하라 = 정시모집 비중은 수시모집 인원이 늘어난 이유로 전체 모집정원의 39.3%인 14만9156명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9961명이 줄어든 수치. 하지만 최저학력기준 미달이나 중복 합격으로 수시모집 인원이 정시로 이월되기 때문에 정시모집 인원 비중은 40% 이상이 될 것이다.

정시모집에서는 3개 모집군마다 1개 대학씩 3번 복수지원할 수 있으므로 이 기회를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해야 한다. 가, 나, 다군 중 한 번은 합격 위주의 안전지원을, 또 한번은 적정 수준의 지원을, 나머지 한 번은 소신 지원이 바람직하다.

단, 소신지원 때라도 자신의 성적과 터무니없이 차이가 나거나, 불합격을 전제로 대학을 선택하는 것은 좋을 게 없다.

상위권은 서울의 주요 대학이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포함되기 때문에 복수지원 기회는 사실상 2번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수능 활용방법, 영역별 가중치, 학생부 성적 반영 방법, 대학별 고사 등 다양한 전형요소들을 고려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중위권은 수도권 대학이나 지방대학에 모두 지원할 수 있으므로 복수지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을 한 곳 정도는 선택해 둔 다음 자신의 성적보다 다소 높은 대학을 공략하자.

특히 산업대는 군에 관계없이 복수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상위권 학생은 서울산업대를, 중위권 학생은 취업률이 높은 보건계열을 생각해볼만 하다.

◇대학별 고사를 철저히 준비하라 = 정시에서 논술을 반영하는 대학은 지난해에 비해 줄었지만, 심층면접이나 구술고사를 보는 대학은 늘었다. 자신이 지원한 대학에 같이 지원한 학생의 수능이나 학생부 성적 등의 전형요소에는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대학별 고사 성적에 따라 당락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시모집에서 면접·구술고사를 보는 대학은 105곳으로 지난해보다 조금 늘었다. 반영 비율은 10%이상 대학이 인문 66개교, 자연 25개교로 대부분이기 때문에 학생부와 수능 성적이 비슷한 학생이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면접·구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면접·구술 고사는 지원자의 전공 적성평가와 기본 소양평가로 구분되는데, 전공 적성평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충실한 교과 학습이 효과적이다.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에서는 교직 적성 등을 구술 면접으로 평가한다. 또한 일부 대학에서는 지원자의 전공 적성이나 기초적인 학업 수행 능력을 평가할 때 영어 지문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고, 자연계는 고난도의 수학 문제 풀이를 통해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각 대학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면접·구술고사 시행방법이나 예시 문항을 토대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기말고사를 잘 마무리하라 = 아직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은 학교 학생이라면 수능시험이 끝나더라도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

정시에서 많은 대학들이 학년별 학생부 성적을 반영할 때 3학년 성적을 제일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부 비교과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을 지원하는 수험생은 기준시간에 모자란 봉사활동 시간도 채워야 하며, 남은 고3생활을 잘 마무리해 출결 점수에서도 감점을 없애야 한다.

부산·언양종로학원 김윤수 평가실장은 "모든 입시요강이 인터넷에 있기는 하지만, 학원이나 대학에서 여는 입시설명회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조언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며 "입시설명회 참석자 전원에게 제공되는 대학입시 자료집과 가채점 지원배치표는 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채점 결과로 대비하는 정시 전략

첫째, 수시 지원 여부를 결정하라: 상당수 대학 2·3차 수시모집 전형 남겨놔 / 수능성적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남은 수시에 소신지원

둘째, 모집군별 3번의 기회를 신중히 택하라: 3개 모집군마다 1개 대학씩 3번 복수지원 가능 / 안전지원·적정수준 지원·소신지원 바람직

셋째, 대학별 고사를 철저히 준비하라: 심층면접·구술고사 보는 대학 늘어나 / 같은 지원 대학 수능·학생부 성적 별 차이 없어 당락 좌우

넷째, 기말고사를 잘 마무리하라: 다수 대학 학년별 학생부 성적 중 3학년 성적 중요하게 봐 / 비교과영역 반영 땐 봉사활동·출결 점수에서도 감점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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