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찾은 안상수 대표·이주영 국회 예결위원장 공개 발언

당·정·청 고위 관계자들이 김두관 지사에게 잇따라 4대강 입장에 대한 타협을 종용하는 가운데,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도 20일 도청을 방문해 "김 지사는 4대강 사업을 정치적으로 발목 잡지 마라"고 경고했다.

또, 이주영 의원(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은 "4대강 사업으로 지장 받지 않도록 특별히 유념하라"면서 "(그렇지 않다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사실상 협박을 했다. 특히, 국회 예결위원장인 이 의원의 발언은 4대강 반대 입장이 국비 확보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안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국회의원 20여 명은 도청을 방문해 4대강 사업에 대한 경남도 입장을 압박했다.

이들은 통합 창원시 후속 대책 논의차 창원시청을 방문한 후 낮 12시 45분께 경남도청에 와 15분 동안 간담회를 했다. 마침 이날 김두관 지사는 러시아 연해주 방문차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경남도에서는 서만근 행정부지사와 강병기 정무부지사, 8명의 실·국장이 자리했다.

20일 경남도청을 방문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이 경남도청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안 대표는 "한 달 전에 세운 방문계획인데도 안 계셔서 섭섭하다"고 여러 차례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정당은 다르지만 지방자치의 논리에 따르면 4대강, 낙동강 사업은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인데 정치적으로 발목을 잡지 않았으면 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진정한 주민자치"라고 말했다.

이어 이주영 국회의원(국회 예결위원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예산 심의가 시작된다. 정부안이 확정돼 국회에 제출됐고 상임위와 본회의를 거칠 것이다. 국회 진행사항을 확인하고 정부안에 반영 안 된 것은 경남이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전쟁하듯이 나설 것이다. 서로 협조해 투쟁해야 한다"며 경남도 예산 확보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이어 "그런 과정에서 혹여나 4대강 사업이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서로 입장이 어려워지면 도의 예산을 반영하는 데 상당히 지장을 받을 수가 있다. 이런 점에 대해서 지사나 간부 여러분께서 각별히 유념해주시기 바란다. 이것은 혼연일체가 되어서 하지 않으면 쉽지가 않다"고 했다.

김학송 의원도 "4대강 사업에는 입장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낙동강 사업에 대해서는 수질개선이나 재해예방 차원에서 경남도에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 대표와 이주영 의원, 김학송 의원 외에도 안홍준 경남도당 위원장, 최구식·이군현 국회의원, 허기도 도의회의장, 강기윤 창원(을) 당협위원장, 김호열 도당 사무처장, 조만기 경남지방경찰청장이 자리했다.

앞서 지난 17일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과 청와대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은 창원에서 김 지사를 만나 4대강 사업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며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분간 사업권을 회수할 생각이 없고 폐기물 문제도 함께 처리할 테니 보 건설과 준설 반대 입장을 재고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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