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말고도 살고 있네요] 도요새 삼총사

도요새 하면 나는 정광태의 노래 '도요새의 비밀'이 먼저 떠오른다.

"너희들은 모르지/우리가 얼마만큼 높이 나르는지/(중략)도요새 도요새/그 몸은 비록 작지만/도요새 도요새/가장 높이 꿈꾸는 새."

'가장 높이 꿈꾸는 새' 참 아름다운 노랫말이다.

도요새 하면 제일 많이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는데 '가장 멀리 여행하는 새'이다. 도요새 무리들 가운데 남반구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머나먼 바다를 날아 시베리아까지 오고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도요새는 바닷가 갯벌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내륙 깊은 곳에서도 도요새를 볼 수 있다.

내륙에 사는 사람들은 강이나 내, 개울, 논에서 백로 왜가리 무리를 보거나 운 좋으면 오리 무리 정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냇가나 강 그리고 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요새 무리도 볼 수 있다. 도요새를 보여주면 뜻밖이라는 표정을 짓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사실 백로 무리에 견주어 작은 덩치에 보호색을 하고 있어 둘레 색과 비슷하니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몇 번 보고 나면 도요새가 의외로 여기저기 곳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꼬리를 위아래로 까딱까딱 흔드는 모습이며,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 이리저리 부리를 바닥에 꼭꼭 찌르는 모습을 보면 참 귀엽다. 주로 수서곤충이나 연체동물, 거미, 지렁이 따위를 먹는다.

깝작도요.

내륙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도요는 깝작도요이다. 하구나 해안에서도 볼 수 있다.

꼬리를 위아래로 빠르게 흔들 때가 많아 깝죽거린다고 깝작도요라 한다. 깝작도요는 흔한 나그네새인데 적은 무리가 여름철새이고, 남부 지역에서는 겨울에도 일부 볼 수 있다.

삑삑도요.

다음은 삑삑도요. 나그네새인데 일부 겨울철새다. 최근 적은 수가 번식을 한다고 알려졌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란 책에 '삑삑도요새가 당신에게 기쁨을 가져다줍니다'가 나온다. 백혈병에 걸린 아이에게 희망과 기쁨을 잃지 않게 해준 새가 삑삑도요이다.

알락도요.

다음은 알락도요이다. 삑삑도요와 닮았는데 이름처럼 회갈색 등에 흰색 반점이 알록달록하게 있다. 봄가을 지나가는 흔한 나그네새인데 주로 봄에 많이 볼 수 있다. 내륙에서는 물 고인 논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혹시 도요새 이름 몇 가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아! 민물도요도 있잖아. 그런데 왜 이야기하지 않지?' 하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 것 같다. 민물도요는 이름과는 달리 민물보다는 하구나 갯벌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위 삼총사는 한두 마리 정도 볼 수 있는 반면 민물도요는 수천마리가 무리지어 날아다닌다.

혹시 냇가나 하천, 논에 가면 도요새가 있는지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남들에겐 높은 꿈을 꾸게 하고 기쁨도 가져다주는 도요새가 내겐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찬찬히 마음 속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

오광석/신안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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