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후]창원시립마산합창단 '가을소나타'

깊어가는 가을 합창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공연이었다.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깜찍한 율동과 노래에 또래 아이를 둔 부모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만연했다. 또 공연은 앙코르의 묘미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창원 3·15 아트센터에서 열린 창원시립마산합창단 제56회 정기연주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가을 소나타'라고 이름 붙여진 이날 공연은 추운 가슴을 훈훈하게 데워 주는 노래들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교회 합창음악으로 만들어진 '멘델스존의 시편 모음'은 웅장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따뜻한 선물을 나눠주었다. 이어 '한국창작가곡'은 나이가 지긋하게 든 관객들에게 아련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이번 공연에 특별 초청돼 협연한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공연은 관객들을 동심으로 불러들였다. 아이들은 '음악학교(Music School)'을 주제로 음악의 기초를 차근차근 배워가는 과정을 그렸다. 음악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을 시작으로 멜로디와 하모니, 템포, 알레그레토, 모데라토와 같은 셈여림 등 음악공부의 과정을 실제 연주와 노래로 재현해냈다 (점점빠르게를 배우는 부분에서는 연주도 점점느리게로 변했다). 이렇게 공연을 보면서 마치 관객 자신이 음악공부를 다시하게 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이를 발랄한 노래와 통통튀는 율동으로 표현해 내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본 공연이 모두 끝나고 이어진 앙코르 공연에는 KBS2 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하모니'편에서 불려진 '넬라 판타지아'가 객석에 울려퍼졌다. TV에 보고 들은 '넬라 판타지아'보다 약간 느리고도 준엄하게 불려진 노래는 TV와는 또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한편, 최근 학계에서는 '통섭'이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인문학과 생명공학, 경영학 등 서로 다른 학문분야가 서로 조응해 새로운 좀 더 진보된 학설과 학문 토양을 만든다는 것이다. 공연에서는 마치 음악계의 '통섭'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앙코르가 이어졌다.

창원시립마산합창단과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목소리가 어우러진데 이어 피아노, 꽹과리, 드럼이 더해져 새로운 합창 무대를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자극적인 꽹과리 소리가 음성을 묻어버려 듣기 거북했다. 하지만, 점차 꽹과리 소리를 조절하고, 박력있는 드럼연주에 합창단의 율동이 가미되자 좀 더 활기차고 대중적인 무대로의 변신이 이뤄졌다. 가히 공연의 백미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최근 TV를 통해 합창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진 것과 더불어 무료 공연인데도 다양한 레퍼토리와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데 비해 관객이 많이 찾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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