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가(盟軻·孟子)라는 인물이 왕도 정치를 제후들에게 유세하고 다닌다는데, 도대체 왕도정치란 게 뭐요?”

위(魏)나라 혜왕은 옆의 신하에게 물었다.

“직접 불러서 물어보시지요. 그러나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할 것이니 그토록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입니다.”

“그래도 박학다식한 학자로 소문난 사람이라 불러서 듣다 보면 한두 마디쯤은 건질 수 있을게 아니오?”

“글쎄요….”

“어서 사자를 보내시오.”

실상 위왕의 처지는 다급했다. 서쪽의 강국 진(秦)나라에 쫓겨서 대량으로 도읍을 옮겨야 했으며, 명재상 상앙을 등용해 부국강병책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니 위왕으로서는 견딜 재간이 없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동쪽의 강국 제(齊)나라에서는 손빈·전기 등 병법의 대가들을 기용해 무력으로 뻗어나가고 있었으며, 남쪽의 강국 초(楚)나라에서는 역시 병법의 대가 오기를 등용함으로써 위나라는 이웃 나라들의 압박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드디어 맹자가 도착했다.

“선생, 천릿길도 멀다 않고 이렇게 찾아와 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소. 과인을 위해 고견을 들려주시기 바라오.”

“대왕께서는 어떤 말씀을 듣기를 원하십니까?”

“물론 부국강병의 비책을 듣길 원하오.”

“저는 부국강병의 비책 같은 건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어쨌건 아무 의견이라도 좋으니 나라를 구할 수 있는 고견만 말씀해 주시오.”

“백성을 먼저 생각하라는 인의(仁義)의 정치에 관해서라면 한 말씀 드릴 수가 있지요.”

“좋소. 우선 선생의 윤리설이나 정치설의 중심사상이 무엇인지부터 듣겠소. 간단 명료하게 말씀해 주실 수가 있겠소?”

“성선설(性善說)이 제 중심사상입니다.”

“사람의 성질은 모두 동성(同性)이며 선하다는 주장 말이오?”

“잔인한 것을 보았을 때는 측은한 마음, 추악한 행동을 부끄럽게 여기는 수치의 마음, 어른에게 공경하고 사양하는 마음, 선악을 식별하는 시비(是非)의 마음, 곧 사단(四端)을 말하며, 이는 인의예지(仁義禮智) 사덕의 단서로서 이 사단이 존재하는 한 성이 선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요.”

“그러나 인간은 악한 일을 하게 마련이오.”

“외부의 영향을 받아 물욕(物慾)에 빠졌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사람이 악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오?”

“선천적으로 선한 성을 잘 길러 물욕에 빠지지 말고, 호연(浩然)의 기운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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