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공연은 관객이 먼저 알아본다

그녀의 감미로운 음성에 공연장은 숨소리를 죽였다. 고음역과 저음역을 넘나들면서도 큰 기교 없이 무난하게 이어지는 목소리는 가히 천상을 울린다는 표현이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지난 7일 창원 성산아트홀에서는 세계적 소프라노이자 '아베마리아의 디바'인 '이네사 갈란테'의 내한공연이 열렸다.

   
 
그는 벨리니와 베르디 그리고 푸치니의 유명 오페라 아리아 9곡을 불렀다. 선곡들이 클래식과 오페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알 만한 유명한 곡이었기에 노래 자체보다는 소프라노의 음성과 그 음의 전달이 주는 감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공연이었다.

하지만, 50세가 넘은 관록의 소프라노에게 곡의 대중성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50이 넘은 나이에도 풍부한 성량을 자랑하며 다양한 음역대를 오갔고, 단순한 아리아가 아닌 마치 오페라 연기를 보는 듯한 섬세한 감정연기 그리고 관록이 묻어나는 무대매너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공연이었다. 특히, 세 번째 앙코르곡으로 부른 '아베마리아'는 진정 그가 왜 '아베마리아'의 최고 여가수인지를 실감하게 했다.

특히, 그는 소프라노로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음역대인 피아노시모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이때 관객들은 마치 그의 호흡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느낌을 받았다. 마치 자신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숨을 참고 호흡을 빨아들였다. 그리고 그 곡이 끝나자 숨을 내뱉었고, "브라바"를 외쳤다.

국내 유명 성악가이기도 한 성산아트홀 김혜경 관장마저도 그녀의 노래에 감탄하며 기립박수를 칠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이네사 갈란테' 창원 공연은 처음부터 기획된 공연이 아니다. 성산아트홀 김혜경 관장은 8월경 그가 한국을 찾는다는 사실을 듣고 급히 관련된 인맥을 통해 가까스로 섭외했다. 그리고 예정된 공연을 취소한 뒤 10월 7일로 날짜를 잡았지만 두달은 준비와 공연까지 촉박한 시간이었다. 그만큼 홍보도 늦어지게 됐다.

그러나, 이날 공연은 대극장 1층 관람석이 거의 다 찰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이처럼 이날 공연은 창원 시민들의 문화수준과 욕구를 가늠하게 한 중요한 자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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