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이 바뀌면 변화가 많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차별화'와 '변화'를 도모하는 것인데, '변화'라는 이름으로 슬로건 몇 개 바꾸고, 그럴듯한 단어를 갖고 포장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숱한 연구용역 보고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자화자찬 문구가 여지없이 제시됐다.

지난 시간 계획하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면서 '계획 수립'에만 공을 들여온 것들이 얼마나 될까?

돌아보면 자치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것은 슬로건과 이미지 통합(CI)작업이다. 1995년 단체장 직선제 이후부터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를 통틀어 이미지 통합(CI)작업을 하지 않고 캐릭터도 갖지 않은 지자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CI가 교체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 때문에 디자인업계는 지방선거 직후마다 반짝 특수를 누리곤 했다.

경제용어 사전에 CI(Corporate Identity)는 기업 이미지의 통합, 기업문화 등을 말한다. CI는 자기기업의 사회에 대한 사명, 역할, 비전 등을 명확히 하여 기업 이미지나 행동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역할을 한다.

굳이 구분하면, CI는 ID의 하나이며, ID에는 특정 브랜드의 BI, 행사 이미지의 EI, 그룹 이미지의 Gl, 병원 이미지의 Hl, 대학 이미지의 UI, 개인 이미지의 PI, 국가 이미지의 VI 가 있다. 이런 모든 것을 포괄하는 용어가 VI라고도 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청와대가 먼저 국가 이미지의 VI를 바꾸었다. 기존 도안이 낡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지녀서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단순화하고 명징화하였다고 했다. 우리지역 함안이 주변의 우려에도 얼마 전 슬로건과 이미지 통합(CI)작업을 했다. 그리고 여러 번 CI가 바뀌었던 창원도 통합시가 되면서 또 바꿔야하는 신세다. 그렇다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슬로건과 이미지 통합(CI)작업으로 굳이 이야기 했던 '차별화'와 '변화'는 도모되고 있는 것일까?

미국 뉴욕시의 'I♥NY'라는 상징물과 일본 도쿄의 'YES! TOKYO', 홍콩의 HK 등은 일관된 CI를 구축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우리도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CI를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황무현(마산대학 아동미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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