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말고도 살고있네요] 세심한 관심이 공존의 첫걸음

◇너의 이름을 부르기까지

우리 땅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생명체 가운데 물길을 따라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기 훨씬 전부터 살아온 물고기들이 있습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처럼, 우리 땅에 사는 물고기 이름을 바로 알고 불러주는 것이 아이들 가슴에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자라면서 먹으면 맛있는 것 맛없는 것으로 물고기를 구분하고 말았는데, 아이들이 "이 물고기는 뭐예요?" 하는 물음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거제에서 민물고기를 연구하던 변영호 선생님 도움으로 민물고기랑 '넌 누구냐?'의 물음에 답을 찾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김새와 모양이 닮은 물고기가 많아 분류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이름의 물고기(자가사리, 피라미, 갈겨니, 남방동사리, 동사리)를 구분하는 분류의 기준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일반적인 분류동정의 기준은 이러하지만 적용되지 않는 사례도 있음).

◇자가사리, 피라미, 갈겨니, 남방동사리, 동사리 구분하기

/<거제도 담수어류 가이드북>

먼저 경남에서 발견되는 자가사리는 두 종류인데 꼬리 무늬에 노란색 띠를 보고 짙으면 섬진강 자가사리, 없거나 옅으면 낙동강 자가사리로 구분합니다.

다음으로, 피라미와 갈겨니입니다. 연주황색의 세로띠가 있으면 피라미, 아가미에서 꼬리지느러미까지 가로띠 무늬가 있으면 갈겨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눈에 붉은색 띠가 있으면 갈겨니, 없거나 약하면 참갈겨니입니다. 사진에서 앞에 있는 큰 개체가 갈겨니, 뒤에 있는 작은 개체가 참갈겨니입니다.

거제에만 있는 남방동사리와 내륙에 분포하는 동사리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등지느러미 사이의 반문 모양으로 구분합니다.

◇같이 사는 세상을 만드는 작은 시각

   
 

가까이 있어도 무심했던 물고기지만 우리가 사는 둘레 하천에서 볼 수 있는 물고기 이름을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으면 다른 시각에서 공존하는 생명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은 흐르고, 그 물길을 따라 사는 물고기를 우리 아이들이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박훈구 거제 명사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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