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한끼에 5000원 이하…샌드위치 만드는 도교육감

도지사와 교육감 등 기관·단체장들의 단골 식당과 즐겨 먹는 음식은 뭘까? 높으신 분들인 만큼 한 끼를 먹어도 뭔가 특별한 걸 찾아 먹을 것만 같다. 워낙 바쁜 사람들이다 보니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본 적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명사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자주 가는 식당은 어디인지, 할 수 있는 요리는 무엇인지 물었다. 흥미로운 대답이 많았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식성 좋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선거 유세기간 유난히 먹고 있는 사진이 많이 찍히기도 했다. 김 지사는 아직 도청에서 일한 지 오래되지 않아 특별한 단골 식당은 없지만 평소 설렁탕, 해장국,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한 끼 밥값이 5000원을 넘는 경우가 드물다. 직접 밥을 차려먹기는 하지만 자신 있어 하는 요리는 없다.

   
 

허기도 경남도의회 의장은 산청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해산물은 크게 즐기지 않고 산나물과 육고기를 좋아한다. 어릴 때 산기슭에서 독버섯을 따 먹고 위험에 처한 경험이 있음에도 버섯요리도 즐긴다. 자주 가는 식당은 도의회에서 조금 내려가면 '원조판문점'이라는 곳으로 소박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좋아 즐겨 찾는다. 음식은 잘 못하지만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는 맛있게 만들 수 있다고.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은 지인들을 만나면 일부러 어시장을 찾는다. 회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시장은 삶의 활기찬 기운이 느껴지고 가식 없는 소박함이 싱싱한 회맛과 어우러져 누구와 함께해도 격의 없는 소통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오래 전 마산 산호동에 있는 한 횟집에서 복어회를 먹고 정신을 잃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며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일을 겪은 후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살고 있단다. 자신 있는 요리는 아내에게 배운 샌드위치다. 가끔 등산을 할 때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나누어 먹기도 하는데 토마토를 꼭 넣어 상큼한 맛과 영양을 동시에 즐긴다.

유승정 창원지방법원장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두루 잘 먹는 편이다. 경북 영주 출신으로 한나라당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의 친형인 유 법원장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 이번 질문에도 한사코 답변을 피했다. 지난 2월 창원에 부임해 특별히 단골로 찾는 음식점은 없고, 점심 때는 직원들과 근처 가까운 음식점을 주로 찾는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신월동 '나들이 복집'을 선호하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어서 자주 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주철현 창원지검장은 된장찌개나 멸치로 육수를 낸 시락국밥 같은 검소한 식단을 좋아한다. 시락국밥은 통영 지역이 유명한데, 주 검사장은 통영처럼 남해안을 낀 전남 여수 출신이다. 여수에서는 여름철 대표 음식인 하모(갯장어) 샤부샤부를 추천했다. 취임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탓에 아직 지역 지리나 맛 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외부 모임이 있을 때는 검사들이 주로 가는 사파정동 오리고기점인 '목장원산장식당'을 찾는다.

최영환 경남지방조달청장은 독특하게 양곱창을 좋아한다. 창원 상남동에 '오발탄'이란 전국 체인점이 있는데 사람이 많아 방 예약이 힘들어 밖에서 먹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최 청장도 두 번 찾아 양곱창을 먹었다. 경남으로 온 지는 두 달밖에 안돼 골고루 여러 곳을 많이 다녀보고 있는데 꼼장어(먹장어)를 좋아해 장어집을 자주 다닌다.

김형섭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지난 7월 '1인당 잔반 8g' 달성에 앞장서 화제가 된바 있다. 이정도면 잔반 '제로(0)'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김형섭 청장은 아침도 구내 식당에서 챙겨먹을 만큼 '구내식당 마니아'다. 된장찌개와 김치만 있어도 한 끼를 맛있게 먹는 김 청장은 경남 출신이 아니다보니 단골식당은 아직 없지만 어딜 가도 '잔반 제로' 운동은 계속된다. 점심약속이나 회식자리에서도 어김없이 하는 한마디가 있다. "잔반 없게 조금씩 담아주세요."

전재원 창원세무서장은 되도록 집 밥을 먹으려고 한다. 시골에서 자라 나물류를 좋아하는 편인데 잡곡밥과 된장찌개, 생채나물 식단을 좋아한다. 육류는 되도록 피하려 노력하고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 군대시절 일주일에 한번은 꼭 라면이 나왔는데 순번을 기다리다 손가락 굵기만큼 불어터진 라면을 먹기 일쑤였다. 지금은 라면 이름만 들어도 안 좋은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고 한다.

이연근 경남일보 사장은 음식은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젊을 때 산에 올라가서 먹던 삼겹살과 신김치, 소주의 궁합을 잊을 수 없다. 술을 좋아하다 보니 복국집을 즐겨간다. 진주 상대동 '활활'이라는 복국집의 국물이 일품이라고 치켜세운다. 자신 있는 요리는 다시마와 멸치를 우려낸 물로 끓인 된장찌개.

구주모 경남도민일보 대표이사는 '맵싸한' 맛을 즐긴다. 막걸리와 아귀찜의 조합을 좋아해 아귀찜골목의 '옛날우정아구찜' '원조초가아귀찜' 집을 자주 찾는다. 호박잎·머위잎을 쪄서 된장과 함께 싸서 먹는 것도 좋아한다. 라면 끓이기에 자신있다고 하는데 물을 많이 붓고 묵은 김치를 넣은 라면 맛은 신의 경지라고 자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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