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한국-네팔 교육 나눔 재단이 만들어졌다. 창원 서울메디칼의 정태기 원장이 나서서 네팔에 기술학교를 지어주자는 것이 모임의 목적이다.

달과 태양처럼 영원히 번영하라는 의미를 담은 국기를 가진 나라, 히말라야 산맥 중앙에 자리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이 산에 사는 나라, 전 세계 산악인들이 사랑하는 나라, 낯선 곳과 신기한 요리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이 찾는 나라, 조용한 안식의 세계를 꿈꾸는 사람들이 문 두드리는 나라, 네팔.

황무현(모자 쓴 사람) 교수가 네팔 아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마스떼!

나의 신이 당신의 신에게 몸을 숙인다는 뜻으로 상대에 대해 최대의 예의를 표현하며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나라다. 내게는 잊혔던 나라였는데 갑자기 생각나는 감사의 편지가 하나 있다.

세라저나 자그리티 로우 세컨더리 스쿨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학교에 담장을 고쳐주고 벽화를 그려주는 '창원 여성의집 범숙학교'의 아름다운 도전에 함께해서 네팔의 현장을 일주일간 다녀오고 받은 감사의 편지이다.

편지가 오고 메일이 오고 짧은 외국어 실력에 허둥거리다 잊어버린 편지인 셈이다. 그러나 최근 다시 자료를 찾고 보니 미안한 마음이 간절하다.

남을 제대로 도와본 적이 없는 터라 감사에 대한 반응도 익숙하지 않다고 하기에는 너무 이벤트적인 참여였다.

그래서 이참에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나서서 그림을 기증해 종잣돈을 만들고 그 돈으로 한국-네팔 교육 나눔 재단에서는 기술학교를 지어주는 것이다.

가끔은 여러 자극으로 여행지가 생각난다. 네팔은 내게는 신비의 나라였다.

구불구불하고 오래된 길, 이곳저곳의 불규칙한 여러 층의 탑, 불사리, 석조 조각들. 그리고 무서운 눈을 한 가면과 굴러다니는 전경통, 둘둘 말린 탱화 족자, 티베트 카펫, 중얼거리며 경을 읊는 소리, 심원한 밀교의 불경 송가, 그리고 네 줄짜리 사링기(saringhi)로 튕기거나 가냘픈 플루트 음조로 연주되는 네팔의 민속 음악 등이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모 방송국에서 돌을 깨는 아이들이란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고 네팔의 아이들의 실상이 조금 알려지기도 했다.

순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기억되는 나라 '신들의 계곡' 네팔을 여행하면서 내게는 인도의 냄새도 났고, 티베트의 냄새도 났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얼른 나섰다. 그들을 돕기 위한 미술품 나눔 행사가 곧 있을 모양이다.

서 있는 자리에서 도울 수 있다는 것으로 감사의 편지에 대한 답례인 셈이다.

/황무현(마산대학 아동미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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