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고승하)는 지난 8일 본사 3층 세미나실에서 평가회를 갖고 지난 9월 한달간의 지면에 대한 평가의견 및 개선권고안을 확정했다. 이에 본보는 평가보고서 내용을 가감없이 독자에게 공개하는 한편 더욱 올바르고 정확한 신문제작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지난 8일 본사 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지면평가위원회.
지면평가위의 평가의견 및 개선권고는 대표이사.발행인에게 전달돼 신문제작에 반영하게 되며, 발행인은 이에 대한 조치결과와 답변을 내달 회의 때까지 제출하게 된다.

◇ 기사문장에서 고쳐야 할 문제에 대한 권고
△기사 문장에서 ‘~에 대해’‘~에 대한’이라는 말이 남발되고 있다. ‘~혐의로 ○○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문장보다 ‘~혐의로 ○○를 수사하기 시작했다’가 훨씬 명확하다. ‘1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라는 문장도 ‘100명에게 물어본 결과’라고 쓰거나 ‘100명에게 여론을 조사한 결과’라고 쓰면 된다. ‘대상으로’나 ‘실시’라는 말은 안써도 되는 말이다. 신문에서 문장을 짧게 하기 위해 ‘되었다’를 ‘됐다’로 줄여쓰는 노력은 하면서 다른 문장에서는 쓸데없는 한자어를 넣어 오히려 문장을 길게 늘여쓰고 있다.

◇편집.교열
△9월 14일 7면 ‘겉으론 ‘평온’…속내는 ‘불안’’=문장 호응이 제대로 되려면 ‘겉으론 ‘평온’…속으론 ‘불안’’이 맞는다. 사소하다고 생각할는지 모르겠지만 이처럼 호응이 맞지 않는 문장구성이 독자의 눈에 거슬린다.
△9월 13일 16면 ‘지금 밀양은 반시감 풍년’=제목과 본문에서 ‘반시감’과 ‘반시’라는 단어가 섞여 쓰이고 있다. 반시(盤枾)라는 말 자체에 감이라는 뜻이 들어있으므로 굳이 반시감이라는 표현을 쓸 필요가 없다.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단어사용이다.
△9월 13일 15면 프로야구 중간순위 기사에서 ‘한화 52-62-4-0.546’은 ‘0.456’의 오기이다.
△9월 17일 15면 ‘남해 유도관 금 메쳤다’=이 경우 남해에 있는 유도관이 아니라 ‘남해유도관’이라는 고유명사인데, ‘남해’와 ‘유도관’을 띄워씀으로써 독자를 혼란케 한다. 어떻게 보면 ‘남해 출신의 유도관이라는 사람’으로 읽힐 수도 있다. 이 또한 사소한 것이지만 기자는 띄워쓰는 것과 붙여쓰는 것은 의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9월 25일 12면 ‘이선관 시인 서울나들이’=기사에서 “그의 대표적인 시 <헌법 제1조>와 <국수대>를 직접 낭독하고…”라고 썼는데, 이선관 시인의 작품 중 <국수대>라는 시는 없다. <독수대>의 오기일 것이다.
△9월 28일 4면 ‘한화갑 “박석순이 날 팔고다녀”’=제목에서 사람의 이름을 틀리게 썼다. 신문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는 실수다.
△9월 22일자 19면 ‘술값 비싸다 따지던 20대 폭행.납치 창원대로변 내려놓아 차에 치여 중태’기사의 경우 제목이 마치 기사본문으로 오해할 만큼 길다. 이런 식으로 제목을 다는 게 옳은 것인지 궁금하다.

◇사회.시군뉴스
△9월 7일자로 보도된 ‘진주환경련 김석봉 사무국장 자전거 시위’기사의 경우 주간 지역신문인 <진주신문>에서 이미 3주전에 보도된 내용이다. 또한 시의성에 있어서도 전국 일부지역에서 이미 순례시위가 마무리된 시점이었다. 이처럼 진주나 남해지역의 경우 주간 지역신문과 비교하면 경남도민일보가 보도의 강도나 비중, 그리고 속보성에서조차 뒤지는 경우가 많다.
△9월 21일 10면 데스크칼럼 ‘경찰의 언론플레이’=시민들이 의아하게 생각해오던 사안을 시의적절하게 잘 짚어준 글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사안은 칼럼 이전에 보도기사로도 구체적인 문제를 다룰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칼럼이라는 형식의 한계로 인해 구체적으로 경찰 지도부에서 어떤 지시가 있었는지, 경찰의 투고가 실리면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지, 하루 몇건 정도의 투고가 들어오는 지 등에 대한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
△9월 5일 사설과 6일 1면 등에서 마산해양청의 수중 고철 처리와 관련한 비공개간담회 문제를 지적했으나, 해당 시민단체의 이름을 익명으로 처리한 이유를 알 수 없다. 비공개가 문제라면 그 단체의 이름을 확실히 밝혀야 다른 시민단체가 싸잡아 비난받지 않을 것이다.
△9월 10일자 16면 ‘진주 남강둔치 주차장 1년도 안됐다’는 기사와 같은 설명의 사진=사진에 나온 주차장은 설치한 지 3년 된 것으로 기사나 설명과 맞지 않는다. 1년이 안된 곳은 사진에 나온 곳이 아니라 망경동 쪽 일부이다.
△9월 29일 진주에서 전쟁반대 피켓시위가 있었는데 경남도민일보에는 보도되지 않았다.

◇문화.생활
△명절 때마나 나오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번 추석 특집에서는 남녀의 명절 노동분담에 대한 기획이 없어서 아쉬웠다.

◇국제.정치
△9월 26일자 4면에 이주영 의원의 사진이 두 개나 실렸다. 물론 약간 다른 기사이긴 했으나 같은 날 같은 면에 특정 국회의원의 얼굴이 함께 싣는 것은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의 경우 타 신문에 비해 비교적 객관적으로 잘 보도했고, 떼거리 저널리즘이나 냄비언론의 속성을 어느정도 극복했다고 본다. 그러나 기사 내용에 있어서는 <연합뉴스>를 그대로 받아쓸 수밖에 없다보니 13일자부터 미국의 무력응징을 지나치게 당연시하는 보도태도를 보였다. 비슷한 내용의 무력응징 예고기사를 계속 반복하는 것도 문제였다. 다만 사설과 칼럼 등을 통해 미국의 이성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평화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 것은 눈에 띄는 보도였다.
△9월 13일 2.3.4면 ‘미 보복공격 어떻게 될까’ 등의 기사에 출처나 기자의 이름이 없다. 연합뉴스라면 출처를 확실히 밝히는 게 오히려 기사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다.

◇사람들
△9월 10일자 11면에 실린 윤천주 박사의 부고 관련 상자기사의 경우 윤 박사에 대한 칭찬으로 일관돼 있다. 그러나 같은 날 <경향신문>은 윤 박사가 박정희 정권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는 비판적인 내용도 같이 보도해 균형잡힌 태도를 보였다. 이런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개혁신문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것이다.

◇이달의 좋은 기사
9월에는 유난히 특종과 추천 기사가 많았다. △추석을 앞두고 남해고속도로 내서~냉정간 8차로 확장도로 일부 구간의 임시개통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준 기사(표세호 기자)도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고, △경남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작에 오자가 있음을 밝혀 수상취소 파문을 일으킨 기사(진영원 기자)와 △<경남신문>의 적조사진이 지난해에 찍은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내 이 사진을 받아쓴 전국 주요일간지가 줄줄이 사과문을 내도록 한 기사(김주완 기자) △<경남신문>과 <경남일보>의 사설이 연합시론을 똑같이 베껴썼다는 것을 보도해 신문윤리위로부터 공개경고를 받도록 한 기사(김주완 기자) 등은 특종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또 3.15기념사업회에서 펴낸 기념시선집에 5.16쿠데타를 찬양한 시편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보도, 지역사회에 이를 공론화한 것(김훤주 기자)도 <경남도민일보>만의 특종이라 평가된다.
△이와 함께 추석특집으로 기획보도한 ‘도민일보 식구들의 ‘7인7색’비디오-재미요. 대여료 환불 책임집니다’의 기사는 발랄하고 참신한 기획과 깔끔하게 정리된 편집, 내용과 잘 어울리면서도 톡톡 튀는 듯한 제목 등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지면평가위원회는 이상의 후보작을 대상으로 논의를 벌인 결과, 특종 이상으로 참신한 편집이 지면을 돋보이게 한다는 차원에서 추석특집 7인7색 비디오 기사의 편집(박정은 기자)을 선정했다.

강정철 강미성 김혜련 박정주 심재근 남기용 이민희 정대섭 조정혜 김이수 하선영 조형래 정한식 정원각 윤성효 이병직 박덕선 강창덕 김남석 고승하
2001년 10월16일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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