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식 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 '막말' 말썽

"국가예산이야 먼저 빼먹는 사람이 임자인데, 경남만 유독 4대강에 반대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부산과 경북은 '포스트 4대강' 예산을 빼먹으려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데, 경남은 (김두관 지사의 반대 입장 때문에) 그런 마인드가 부족하고 또 그런 분위기도 만들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장용식 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은 7일 취임 인사차 연 기자 간담회 첫 마디로 이렇게 말했다. 김두관 지사를 직접 겨냥한 발언인데다 경남을 마치 '골치 아픈 동네'로 여기는 듯한 분위기에 일부 기자들이 반발했다. 그는 "김두관 지사 때문에 그렇다는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장 본부장은 "부산지역 (4대강 관련 요구 예산) 리스트 보니까 벌써 몇천억짜리 아이디어를 내서 요구하고 있더라"면서 "경남은 이런 문제가 쭉쭉 (진도가) 나가주지 않으니까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기자가 "위협이나 협박처럼 들린다"고 말하자 "그런 뜻은 절대 아니다"고 답했지만 곧이어 "예산은 먼저 빼먹는 게 임자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경남도가 어떤 의견을 내든 낙동강 사업은 계속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장 본부장은 다른 자치단체의 예산 확보 아이디어로 '포스트 4대강'이라는 용어를 구사하며 생태공원까지 이어진 접근로를 만들거나 생태공원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방안 등에 대해서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남강댐 물 부산 공급 건과 관련, 부산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부산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이 공익이며, 부산시민들은 대구·경북지역 공장들로 말미암은 수질오염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본부장은 "수공 입장에서는 사업비가 3조 원으로 많이 들고 수익을 남기기 힘들기 때문에 안 했으면 좋겠지만 부산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공공의 이익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낙동강 상류에 공장을 짓는 게 문제가 아니냐"고 묻자 장 본부장은 "그 논리 그대로라면 경남도에도 공장을 지으면 안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을 놓고 부산과 경남이 싸우고 있는데, 경남지역 갈수기 때는 부산에 물을 공급하지 않는 등 부산과 경남이 서로 협의해서 조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장 본부장은 지난 2년간 수공 기획조정실장으로 재직하다 이번 8월 6일 자 인사로 경남지역본부장에 발령 났다. 그는 1982년 수공에 입사해 창원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2004년 남강댐 고객관리센터에도 일한 바 있다.

한편, 수공은 지난달 23일 경남지역 언론사 국장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경남도지사의 낙동강 살리기 사업 반대에 대한 문제점'이라는 문건을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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