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백성영 객원기자 2보


속보 = 지난 9월 11일 일어났던 미국 WTC에서의 테러사건 용의자들을 검거하기 위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있은 후, 인도네시아 과격 이슬람 세력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자카르타 미 대사관 주위에서 반미데모를 해 왔다.(본보 12일자 10면 보도)
특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있은 후 무슬림들의 처음 예배일인 12일에는 데모대가 대통령궁 공격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인도네시아에서 과격이슬람 세력이란 주로 ‘이슬람 청년 운동’(GPI, Gerakan Pemuda Islam), ‘이슬람 방어 전선’(FPI, Front Pembela Islam), ‘히즈불라 전선’(Front Hizbullah) 등을 말한다.
한편 자카르타 일부 지역에서는 ‘반-반외국인 운동’ 조직을 만들어 외국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며 외국인들을 보호하자는 데모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주로 호텔.식당.외국인 안내자들과 같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사람들이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한 어느 한 인터넷 카페의 경우 평소 50만 루피아 되던 수입이 요즈음은 10만루피아도 채 안될 정도여서 울상을 짓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세계의 여행지로 알려진 발리도 마찬가지이다.
발리 일부 지역에서도 ‘반-반미’ 데모를 하고 있다.
그리고 미대사관 주변 데모대들에 대한 인도네시아 경찰의 미온적 태도에 대하여 불평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한 국회의원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은 바 있던 인도네시아 주재 미 대사인 로버터 에스 겔바드(Robert S Gelbard)가 떠나고, 그를 대신하여 랄프 보이(Ralph Boyce)씨가 인니주재 미 대사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12일 오전 9시에서 11시 30분까지 두시간 반동안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Megawati Sukarno Putri)가 대통령이 된 이후 처음으로 정부와 국회(하원)간의 만남이 대통령궁에서 있었다. 이 회의의 주요 안건들은 테러주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아체(Aceh)문제, 난민문제, 10월 20~21일 상해에서 있을 아펙(APEC) 경제지도자 회의 준비 등이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정부측 인사들은 부통령인 함자하스(Hamzah Haz), 정치와 안전 조정장관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Susilo Bambang Yudhoyono), 경제관계장관 도로자툰 쿤초로 작티(Dorodjatun Kuntjoro-Jakti), 국민복지 관계 장관인 유숩칼라(Jusuf Kalla), 외무부 장관인 하산위라유다(Hassan Wirayuda), 국방부 장관인 마토리 압둘 잘리(Matori Abdul Djalil)였었다. 그리고 하원(DPR, Dewan Perwakilan Rakyat) 측에서는 하원 부의장인 아엠파트와(AM Fatwa)와 소에타르조 소에르조고에리트노(Soetardjo Soerjogoeritno), 하원 제9 위원회의 의장인 베니파사리부(Benny Pasaribu), 하원 의원인 아흐마드 수마르고노(Ahmad Sumargono)등이었다.
이 회의를 통해서 하원은 대통령의 테러주의자들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여 주었다. 하원은 이 회의를 통해 테러주의자들에 대하여 국제세계와 보조를 같이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같은 내용은 회의를 마친후 메가와티 대통령과 하원의장인 악바르 탄중(Akbar Tandjung)이 함께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이다.
과격 회교도들의 끊임없는 데모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메가와티 정부의 테러에 대한 입장이 하원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음으로 인해 더욱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이 메가정부와 하원이 의견일치를 보게 된 것은 ‘경제위기극복’이라는 공통된 관심사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보아진다. 인도네시아의 주력 일간지인 콤파스(Kompas)는 연일 메가와티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기사를 내 보내고 있다.
이러한 지지는 ‘경제논리’에 의한 것이었다. 과격이슬람들의 입장을 따라 행동하게 되면 정치.사회의 불안으로 인해 기업세계로부터 외면당하게 되고 결국 지난 1998년 5월 13~15일에 있었던 암울한 시기가 다시 도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이번 메가와티 정부입장에 대한 하원의 전폭적인 지지는 인니의 경제회복에 대한 희망을 객관적으로 표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과격이슬람단체들의 입장과 그 행동의 폭은 좁아질 수 밖에 없으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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