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의평가 살펴보니

지난 2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는 전체적으로 지난 6월에 비해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다.

영역별로는 언어는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고, 수리 가와 수리 나는 상당히 어려웠다. 외국어는 6월에 비해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다.

이 같은 난이도는 통상 9월 모의평가가 6월에 비해 쉬웠던 경향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많은 입시 전문가들이 평가원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난이도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모의평가의 두드러진 특징은 EBS 연계다. 전체적으로 60%의 연계율을 보였다. 특히, 언어와 외국어에서는 EBS 연계가 두드러졌다.

언어영역의 문학파트에서는 대부분이 EBS 지문을 활용했다. 다만, 소설에서는 같은 작품의 다른 부분에서 제시문이 나온 경우가 많았다.

외국어에서도 EBS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되 문제만 바꾼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입시 전문가들은 언어와 외국어영역은 EBS 교재를 철저히 공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문이나 작품의 내용이 익숙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문제를 푸는 시간에 상당한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도 언어와 외국어의 경우에는 EBS를 충실히 공부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간의 체감 난이도가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반면, 수리에서는 직접 연계보다는 간접 연계가 많아 학생들의 체감 연계율이 상당히 낮았다.

대부분이 문제를 변형했는데 여러 문제를 결합해 하나의 문제로 만든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수리는 EBS를 활용하되 기본개념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없으면 별다른 성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또한 수리영역에서는 지난해 수능이나 올 6월에서 보지 못한 신유형의 문제가 출제돼 이에 대한 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은 영역별 출제경향 분석이다.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능이나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이 많았고, EBS 연계성이 6월보다 좀더 많아졌다. 평가원 발표대로 전체 60% 정도가 EBS 교재와 연계됐고, 특히, 문학에서는 소설과 시의 대부분이 EBS와 관련된 제시문이었다.

따라서 EBS를 충실히 공부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간의 체감 난이도는 상당히 차이가 났을 것으로 분석된다.

출제 유형의 특징을 꼽자면 그림이나 도표를 활용한 유형이 5문제 출제됐다는 것이다. 독해력뿐 아니라 형상화능력이나 추론능력을 묻는 문제로, 이런 유형을 접해보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약간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한 경제 관련 지문에서는 환율처럼 시사성이 있는 내용이 출제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올 수능에서는 EBS 관련 내용을 충실히 공부하는 동시에 시사이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올해 6월 모의평가에 비해 약간 쉬웠다. 따라서 올 수능 언어영역 역시 전체적으로 난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EBS 관련 내용을 얼마나 충실히 공부했는가, 그리고 그림이나 도표 등을 분석하는 추론 유형의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고득점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듣기와 쓰기영역은 새로운 유형이나 난해한 문제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체감 난도는 높지 않았다. 문학은 6월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EBS 연계가 확실히 나타났다. 비문학의 경우에도 지난 6월 모의평가처럼 EBS 교재 지문들을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수리 가·나형 모두 난도가 높은 문항들이 출제돼 지난해 수능시험이나 6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웠다.

특히 23번(수열), 24번(확률) 등 구체적인 계산으로는 접근이 힘든 상황에 대한 일반화를 요구하는 문제들이 가, 나형 공통문항으로 출제됐다. 또 17번(증명)처럼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보였던 박스 안의 수식을 보기에서 노출시키지 않고 박스형 문제를 출제하는 방식이 굳어지는 느낌을 주고 있다.

가형의 경우 수학Ⅱ에서 미·적분법과 공간도형에서 문제가 까다롭게 출제됐다. 특히 미·적분 분야에서 학생들이 불편해하는 부등식, 구체적 숫자 계산 없는 함수식의 연산 등을 출제,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다. 나형은 25번(수열)처럼 규칙성에 대해 일반화하는 시도를 하지 않으면 계산 규모가 큰 문제가 출제됐다. 이처럼 상황에 대한 일반화된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들을 다수 출제함으로써 숫자 대입만으로 답을 구할 수 있는 문제들의 출제비중을 줄였다. 전반적으로 6월 평가와는 좀 다르게 원리적 접근과 개념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어려웠다. 2010학년도 수능에 비해서도 어려웠고, 지난해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도 상당히 어려웠다. 이런 난도 상승은 중·하위권 학생뿐 아니라 상위권 학생들도 충분히 체감하는 수준이었다.

먼저 더 이상 수능 어휘에 제한이 없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어휘 수준이 높아졌다. 특히 빈 칸 지문의 내용이 추상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 이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들었을 것이고, 선택지 또한 쉽게 구별되지 않아 지문을 읽고도 답을 찾는 데 곤란을 겪었을 것이다.

단순히 영어를 해석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심도 높은 언어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들이 출제된 게 이번 시험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EBS와 연계된 문제들이 많이 출제돼 EBS 교재를 따로 준비한 학생은 시간 관리에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등급을 나누는 난도 있는 문제는 EBS 교재 밖에서 출제됐다는 사실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번 모의평가 유형은 지난 6월 모의평가에 비해 빈 칸 문항이 하나 줄고, 연결사 유형이 다시 출제됐다는 점을 빼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전반적으로 독해 지문의 소재가 다양해지고, 전개방식이나 표현방식이 단선적이지 않아 글 전체 난이도가 높아졌고, 추상적이거나 우회적인 표현들이 늘어나고 길이가 길어지는 경향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어휘 수준이 높아져 지문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김성찬 기자 kim@idomin.com

도움말/종로학원 부산·언양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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