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로만 알았던 언니·동생을 살아서 만나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습니다.”

밀양경찰서 직원의 도움으로 48년동안 헤어져 있던 5명의 친자매가 극적으로 상봉했다.

29일 오전 이들의 상봉이 이뤄진 밀양경찰서 2층 소회의실은 그야말로 눈물바다였다.

이들의 만남이 가능했던 것은 지난 12일 자매중 4째인 김말리(64·전남 구례군 산동면)씨의 딸 이경민(23)씨가 평소 자매들을 만나고 싶다는 어머니의 하소연을 들어오던 중 밀양경찰서 홈페이지 가족 찾아주기 센터에 사연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사연을 접한 밀양경찰서 박효일(43·경사) 민원실장은 김말리씨의 주민등록번호를 확인, 밀양시청 종합민원실에서 김씨의 제적부를 열람한 뒤 컴퓨터 전산망을 통해 가족들의 주소지를 알아냈다.

박 실장은 이 주소를 통해 해당지역 경찰서 민원실과 협조 끝에 가족임을 최종 확인, 이날 극적상봉을 주선했다.

이들 자매는 김씨가 8살이던 지난 53년, 아버지가 사망 후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모두가 뿔뿔이 헤어진 뒤 연락이 끊어져 버렸다.

김씨는 이날 큰언니인 해연(75·부산시 동래구 장전동)씨와 둘째 귀연(72·부산 수영구 망미동)·셋째 점름(68·경기도 파주시 파주읍)·막내 순이(61·부산 연제구 연산동)씨 등 4명의 자매를 한꺼번에 만나 반세기만에 혈육의 정을 나눴다.

이들 자매는 50년이란 세월이 말해주 듯 어릴적 모습은 간곳없고 세월의 풍파에 시달린 주름살만 굵게 팬 할머니의 모습으로 만났지만 만나는 순간 서로의 혈육임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한동안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만 떨궜다.

이들 자매는 “경찰이 없었다면 영원히 자매들을 만나지 못할 뻔 했다”며 “앞으로 살 날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그동안 못다 나눈 가족간의 정을 나누며 자주 왕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수태 밀양서장은 이들의 만남을 축하하는 뜻으로 고급 손목시계를 전달하고 자매상봉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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