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사람들’ 모임을 처음 생각하게 된 사람이 박영주(문창문화연구원 사무국장)씨다.

그는 “가벼운 산보를 하기 위해 모인 것이 보행권을 생각하게 됐고, 보행권을 생각하다보니 차타고 다닐 때는 몰랐던 광경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보행권 주장이나 도로환경 개선 문제는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에서 어련히 알아서 잘 하고있으리라 여겼는데 보행권을 확보해야겠다는 의식이 싹트면서 주위를 둘러본 순간 경남엔 보행권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보행권 확보를 위한 네크워크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경남지역은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지 않더군요. 정말 평소 관심도 없던 일이었는데…. 다른데서 안하니까 우리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는 외국에 다녀온 친구들을 통해, 또 자신이 유럽에 갔다온 경험으로 우리나라의 도로문화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게 됐다. 외국의 보행자 전용공간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고, 아무리 작은 도시에도 보행권이 있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외국의 도로가 지금처럼 반듯하기까지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을 것이라고 그는 추측한다.

“‘걷는 사람들’은 시민운동을 하는 단체의 성격이 아닙니다. 그저 철학적으로 걷는 문화를 즐기고, 그러면서 사회적 의미를 느껴보자는 것이죠. 보행권이니 도로행정이니 하는 목적으로 모인 모임이 아니라 걷다보니까 저절로 깨친 보행권을 지키려는 모임으로 태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동차 위주로 정착된 도로문화를 지금이라도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는 이들의 동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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