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시와 자작나무(055-241-8369).’ ‘걷는 사람들’이 모임을 갖는 곳이며, 걷기에 동참하고픈 이들의 연락처다. 그리고 삶에 대해 무엇인가를 터놓고 얘기하고 싶을 때 찾아가면 위안(·)을 주는 곳이다. 일명 ‘카운슬러’ 카페.

송창우(34) 시인이 운영하는 까닭에 시인을 비롯해 지역 예술인과 마산·창원 시민운동가들이 많이 드나들지만 예술과는 무관한 이들이 우연히 찾아 스스로 다채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이상한’ 마력을 지닌 공간이 바로 ‘시와 자작나무’다.

“서울의 인사동처럼 도시 속의 탈출구로 만들고 싶습니다. 숨쉴 공간을 제공해주고 싶은 거죠. 누구든 ‘시와 자작나무’에 오면 금방 가족이 됩니다.”

러시아에서 유학한 송 시인의 안목 덕택에 카페의 이름도 시베리아에 온통 깔려있다는 ‘자작나무’가 들어있고, 음악도 러시아풍으로 은근히 분위기를 돋운다. 더욱이 인테리어는 카페를 오가는 이들이 하나씩 꾸며준 것이어서 흥미롭다. 테이블 세 개가 놓인 12평 공간에 네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스탠드바 주위로 여러 종류의 드라이플라워와 발레하는 사진, 창녕 우포늪 사진, 시와 관련된 잡지, 도내 시인들의 시화작품 등이 적절하게 배치돼 있다.

게다가 송 시인의 ‘제법 독특한’ 타로카드는 인생의 향방을 정하지 못하는 청소년들과 여성들, 또 일이 잘 안풀리는 남성들을 위로해주는 상담카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삶이 고달플 때 카드로 행운을 점쳐보는 것은 앞으로의 생활에 활력소가 됩니다. 어쨌든 2년동안 이 카페를 운영하면서 대중들이 예술과 문화에 대해 얘기하고 공감하고 토론하는 장소가 됐다는 것이 너무 좋고, ‘걷는 사람들’ 모임을 통해 또다시 지역에 새로운 문화를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마산시 오동동 번화가의 ‘시와 자작나무’엔 오늘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듯이 문화이야기를 풀어헤치는 이들의 ‘수다’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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