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가다 만난 '4대 강' 씁쓸

8월 1~2일, 창원 주남저수지 옆 용산마을에서 논습지학교가 열렸다. 2008년 창원에서 개최된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노력해 통과시킨 논습지결의안을 잘 지키기 위해 어린이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캠프 첫 날, 한일 어린이들이 숙소로 정한 창원 늘푸른전당을 출발해 주남저수지 전망대에서 여름철새를 관찰하고 연밭을 거닐기도 했다. 주남저수지 옆 람사르문화관에서 한일 어린이들이 논습지 캠프를 시작했다.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창원시 주남저수지 옆 용산마을에서 열린 논습지학교에 참가한 한·일 어린이.
람사르문화관에서 양국 상호 인사를 나눈 후 용산마을에서 친환경 쌀겨농법으로 재배되는 논을 방문해 논습지에 사는 생물을 조사했다. 논은 생물다양성의 보고다. 논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고, 그것을 먹기 위해 야생동물과 새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우리 어린이들이 올해 5월 모를 심은 논은, 얼마 전부터 물을 빼고 논바닥을 말리던 때라 많은 생물을 관찰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왼돌이물달팽이, 또아리달팽이, 줄동애등에 애벌레, 땅강아지 등이 관찰됐고, 논 옆 수로에서 미꾸라지와 배스, 블루길 새끼, 논우렁이까지 볼 수가 있었다.

논은 쌀을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물을 저장하는 곳이다. 물이 있는 곳에는 습지생물들의 활동이 왕성하다. 습지생물들은 물을 맑게 해 주기도 한다. 습지에 사는 생물들 중 매화마름이나 벗풀 등은 선조들에게는 벼 자람을 방해하는 잡초였다. 그런데 지금은 가시연과 매화마름 등은 멸종위기종 식물로서 특별히 보호 받고 있지 않은가.

사람들은 과거 어려운 시절에는 자연 보전보다 식량 해결을 위해 농약과 비료를 통해 식량 증산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생물이 살아 있는 논에서 생산된 쌀을 소비자들은 좋아한다.

최근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논과 황새 복원으로 유명한 일본 도요오카시에서는 어린이들이 '황새를 키우는 농법'으로 생산된 쌀로 만든 주먹밥을 판매해 달라는 캠페인을 벌였다고 한다. 이 환경학습그룹은 논생물 조사도 함께 하면서 다양한 생물이 사는 논습지의 쌀이 건강에 좋다고 홍보한다는 것이다.

이번 한일 논습지캠프에서도 용산마을회관에서 부녀회 회장과 회원들이 해 주신 친환경 쌀로 지은 밥을 먹고, 우포늪으로 출발했다. 주남저수지에서 낙동강을 따라 우포늪으로 가는 길에서 강변의 모래톱이 파헤쳐지고 있는 4대강 사업을 보면서 한일 어린이들은 경악했다.

   
 
 
조금 전까지 자연과 환경을 살리는 공부를 한 아이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쳤을까? 궁금하다. 우포늪에서는 겨울철 논에서 먹이를 구하는 대표적인 새인 두루미와 따오기에 대해 학습했다. 따오기는 한국과 일본에서 되살리는 작업이 함께 진행 중이다. 논에 생물이 많아지면 따오기도 되살아날 것이다.

/이인식 우포늪 따오기 복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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