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생태 (26) 동요와 생태 2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 = 7월 7일자 '문화 속 생태'에서 자연을 삼켜버린 도시 문화가 아이들 삶을 어우르는 노래를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고 하였다. '서울 아이들'(윤동재 글, 고승하 곡)이라는 노래를 살펴보자.

"서울 아이들에게는 질경이 꽃도 이름 모를 꽃이 된다

서울 아이들에게는 굴뚝새도 이름 모를 새가 된다

서울 아이들에게는 은피라미도 이름 모를 물고기가 된다

말도 마라 이제는 옆집 아이도 이름 모를 아이가 된다"
 

   

이제는 서로 이름을 부르며 자연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없다. 어울려 다니며 동물과 식물 이름을 알고 즐기는 것은 옛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틈만 나면 피시방이나 집에서 컴퓨터 게임으로 어울리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몸과 마음이 한창 자라는 이 때,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것으로 자라는 바탕을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시냇물은 졸졸졸졸 고기들은 왔다 갔다

버들가지 한들한들 꾀꼬리는 꾀꼴꾀꼴"

더운 여름, 냇가에서 놀 때 '여름냇가'(황금녀 작사, 박재훈 작곡)를 부르며 버들가지와 꾀꼬리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태하천 복원사업'이라는 일 때문에 많은 냇가들이 콘크리트 구조물로 덮여버린 지금, 가까운 둘레에서는 버들가지와 꾀꼬리를 볼 수 없게 되었다.

◇동요를 부르며 알아가는 자연 = 시계가 흔하지 않았던 때 아이들은 어떻게 시간을 알았을까? '꽃시계'(권태응 시, 백창우 곡)라는 노래 가운데 한 소절을 불러보자.

"나팔꽃 피면은 언니 학교 갈 시간

해바라기 고개 들면 소죽 퍼서 줄 시간

분꽃이 웃으면 엄마 저녁 할 시간

시계 시계 꽃시계 귀여운 시계

바늘은 없어도 시간 척척 잘 맞고"

나팔꽃, 해바라기, 분꽃 모두 가까운 둘레에 심어서 기르던 풀이다. 시계가 없어도 자연의 흐름에 따라 때를 알았던 것이다. 지금은 이런 감각이 사라진 지 오래다. 오감(五感)을 뛰어넘은 본디 감각을 다시 찾는 것이 바로 아이가 살고, 온 세상이 사는 길이 될 것이다.

'나팔꽃집보다 분꽃집이 더 작다'(권정생 시, 백창우 곡)를 부르면서 나팔꽃, 분꽃, 해바라기를 살펴보자.

"나팔꽃집보다 분꽃집이 더 작다

해바라기 꽃집보다 나팔꽃집이 더 작다

해바라기꽃집은 식구가 많거든요

제일 작은 채송화꽃이 말했다"

자연을 살피는 일을 재미없어 하는 아이도 즐겁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을 바르게 대하는 마음가짐은 바로 자세히 살피는 것에서 시작된다. 어릴 때 둘레에 있는 자연을 즐겁게 살피는 경험을 했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소중히 하려는 마음이 남아 있을 것이다.

◇모두를 살리는 동요를 즐겨 부르는 문화 = 우리가 사는 환경이 나빠지고 생태가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면서 곳곳에서 생태체험을 하고 있다. 자연을 체험하고 살피는 일이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저 한 번 다녀가는 일이나, 생물 이름을 아는 것에 그치는 때가 많다. 겉으로 아는 데만 열심이다. 중요한 것은 자연이나 생태환경을 마음으로 알고 느끼는 것이며, 숨겨진 감각을 되찾는 것이다.

동요를 부르는 어른도 사라지고 아이도 사라진다. 사는 환경도 나빠지고, 삶과 둘레 자연을 바르게 바라보는 문화도 사라진다. 더 늦기 전에 자연을 살리고 아이를 살리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좋은 노래를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즐겨 부르는 문화를 만들면 어떨까?

도종환 시인은 동요가 사람을 착하게 만든다고 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동요를 부르며 자연과 어우러져 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본다.

/박성현 우포생태교육원 파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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