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선진화연구회, 2014년 과목줄인 2회 시행안 발표

지금 중학교 3학년생이 치르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체제가 확 바뀐다.

횟수를 늘리고, 과목을 줄여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사교육비도 줄여 정규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인데 역시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수능 두 번 친다 = 중장기 대입 선진화 연구회는 수능 응시 횟수를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과목 또한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내용의 수능시험 개편시안을 19일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2014학년도부터 수능이 복수 시행 체제로 전환돼 횟수가 2회로 늘어난다.

수년 동안 공부한 내용을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평가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세간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인데 시기는 11월에 보름 간격으로 2회 계획이다.

더불어 언어(국어)와 수리(수학), 외국어(영어) 영역은 난이도에 따라 각각 A형과 B형으로 나뉘는 수준별 시험으로 바뀌고,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수능에서 빼버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탐구영역은 유사 분야끼리 시험과목이 통합되고, 과목 수도 줄어든다.

교원단체 "무책임한 졸속 정책"…본고사 부활 시도 우려

◇두 번 치는 수능 처음 아니다 = 수능 2회 시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수능이 처음 도입된 1994학년도에 이미 '실험'된 적이 있었다. 단지 당시는 이번처럼 11월에 15일 간격으로 치르지 않고, 8월과 11월에 각각 치렀다.

당시 '실험' 결과는 참담했다.

8월 시험이 쉽게 출제된 반면, 11월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을 혼란에 빠뜨린 것이다. 이는 곧바로 수험생과 학부모 원성으로 이어졌고, 뜨끔한 교육당국은 곧바로 1회 시행으로 바꿨다.

여기서 문제는 바로 시험 간의 난이도 조절이다. 입시전문가들 역시 수험생들의 시험 부담을 더 걱정했다.

부산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수능시험이 절대평가라면 모를까 지금같은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두 번의 시험이 반드시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탓에 수험생들은 되레 부담을 더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책임·졸속 정책"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9일 연구회가 발표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에 대해 "무책임하고 졸속한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논평에서 수능시험을 11월에 보름 간격으로 두 차례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 "보름짜리 수능대비 전략상품이 나오는 등 오히려 사교육 시장의 확대를 초래할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특히 국어나 영어 난이도 차별화 방안에 대해서도 "대학이 대입전형에서 난도가 높은 B형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며 "사회·과학탐구 과목 수를 줄이는 방안 역시 시험범위는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교조는 끝으로 "이번 개선안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사교육비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를 찾기 어려우며 수능 비중의 축소는 오히려 대학별 본고사 부활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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