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와 생김새 닮아 붙은 이름 알을 짊어지고 다니는 부성애

◇몸이 자라를 닮았어요 = 몸이 넓적한 데 비해 머리는 아주 작다. 이 모습이 마치 목이 짧고 얼굴이 뾰족한 자라의 생김새를 닮아 '물자라'라고 부르고, '알지기', '알지게'라고도 한다.

노린재목 물장군과 수서곤충이다. 몸길이는 17~20mm, 몸색은 황갈색 또는 흐린 갈색이며, 더듬이는 네 마디다. 반딱지날개는 거의 배 끝에 달하며 혁질부에 그물눈 모양의 날개맥이 있다.

앞다리는 갈고리 모양의 포획다리이고, 두 개의 발톱이 있다. 가운데 다리와 뒷다리는 헤엄다리를 형성하며, 종아리 마디에는 잔털이 빽빽하게 나서 헤엄치기에 아주 용이하다. 숨을 쉴 땐 꼬리에 있는 숨관으로 쉰다. 연못, 늪, 논과 같이 고인 물에 살고 있다. 

   

◇빨대를 꽂아 먹어요 = 물 속에서 사냥할 땐 큰 앞다리로 올챙이, 잠자리수채, 작은 물고기, 소금쟁이 등을 꽉 잡아 제압하고, 어느 정도 숨이 끊어졌다 싶을 때 날카로운 주둥이로 먹이의 몸에 소화액을 뿜어 넣어 즙을 빨아 먹는다.

성충은 날아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물속의 먹이가 풍부하면 날아오르는 경우는 드물다. 겨울이 되면 물에 떨어진 마른 나뭇잎 속을 파고 들어가 월동한다.

◇아버지의 고귀한 사랑아! = 겨울잠에서 깨어나 5~6월쯤 되면 산란을 한다. 산란을 위해 물 속에서 30~50분 정도 교미를 반복한다. 수컷의 등에 알을 질서 있게 차곡차곡 낳는다. 하나라도 잃지 않고 부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혹 낳다가 알이 적으면 더 낳아 달라고 몸을 흔들기도 한다. 암컷은 한 번에 30~40개의 알을 낳는데 수컷은 70개 정도 알을 질 수가 있다. 여러 마리와 짝짓기해서 알을 받는다.

알을 지고부터는 물 속에 들어가지 않고 거의 물 밖에서 생활한다. 알이 부화할 때까지는 15~20일 동안 먹이도 먹지 않고 알을 지킨다. 애벌레가 태어날 때까지 알이 건조해지지 않게 수면 위를 들락날락하며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고, 습해질세라 햇볕도 쬐어 온도 조절을 도와준다.

밤에는 풀 위에서 다이빙하듯 달밤 체조도 멈추지 않고 정성껏 돌본다. 새끼가 태어나면 물가로 가서 몸을 비스듬히 하고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업어 눕히듯이 아주 조심스레 부화를 도와준다.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눕히듯 오로지 온 사랑을 다 바친다.

   
 
 
물자라의 생명과 삶을 이어나가려는 희생적인 사랑에 큰 박수를 보낸다. 우리 주변에 작은 늪이나 웅덩이는 쓸모없는 땅이라 하여 메워지고 사라진다.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의 삶을 지향했으면 한다.

/강동순 생태치유레크리에이션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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