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호,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금자리4대강 불똥튀면 '생태계 안정성' 위협

작년과 올해는 진양호가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다. 사회적 합의에 대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낙동강이 들어 있다. 낙동강물을 수돗물로 사용하는 중·동부 경남과 부산의 식수원을 대신할 곳으로 진양호가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진양호 상류 중·소형 댐 건설과 관련한 정부 의사가 공식화되기도 했고, 진양호 물을 중·동부 경남과 부산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정부 정책이 알려지면서 서부경남의 여러 단체들이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진양호가 중·동부 경남과 부산의 수돗물 공급과 연결되면서 4대강 사업과도 직접 관련을 갖게 된 것이다.

현재 진양호는 진주·사천·남해를 비롯한 서부경남의 수돗물을 책임지고 있고, 낙동강의 범람을 막는 홍수 조절 역할도 하고 있다. 여러 측면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진양호는 인간 이외의 동물들에게도 중요한 서식처이며 삶의 터전이 되고 있다.

수달 /오광석(산청신안초등학교 교사)
특히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 30여 마리의 진양호 서식이 확인되면서 2005년 12월엔 우리나라 처음으로 수달서식처 야생동물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2009년 6월엔 수달 또는 수달서식지 보호 등을 위한 행위 제한이 고시되어 건축물·공작물의 신·증축, 토지의 형질변경 등 규정에 따라, 수달 또는 수달 서식지 보호 등을 위한 시설물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진양호를 중심으로 경호강·덕천강·지리산·사천 소류지 등에 수달이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달 이외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소쩍새 등 조류와 각시붕어, 꺽지 등 특산 어종이 사는, 생물다양성이 비교적 잘 보존된 지역이다.

수달의 첫 인상은 온순하고 겁이 많은 듯하지만 실제로는 먹이사슬의 최상부에 속한다. 대부분 육지 생활을 하지만 먹이를 잡을 때는 물에서 생활한다. 시각보다는 청각과 후각이 발달되어 있어서 주로 저녁 시간에 먹이활동을 한다. 몸은 물 속 생활에 편리한 구조여서 육지 생활을 대부분 하지만 다소 부자연스러워 잠자리, 번식지, 은신처 등이 수면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근처에 있다. 수달은 일본에서는 무차별 포획으로 멸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안과 내륙의 강과 호수, 저수지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나 서식지 환경 변화에 따라 마릿수가 급격하게 변화할 수 있는 민감한 동물이다.

주요 먹이감은 서식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어류가 대부분이고 오리류나 양서·파충류의 뼈도 배설물을 통해 확인된다. 이 배설물은 냄새가 독특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수달은 서식과 활동 지역의 좋은 위치를 선택하여 배설하여 존재를 알리는 수단이 되고 자기 권역을 이동할 때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수달은 주로 날씨가 어두워지기 전에 활동을 시작하여 일출 후에 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수달을 찾는 것은 배설물, 발자국과 같은 흔적에 의해서이다.

진양호 수달서식지 야생동물특별보호구역은 수달이 서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1970년대 남강댐으로 형성된 진양호는 현재 여러 측면에서 생태계적 안정성을 갖고 있다. 이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면 지리산과 진양호, 경호강 등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80여 마리 수달이 영향을 직접 받게 될 것이다. 사천만과 남강, 진양호, 경호강과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서부 경남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의 건강한 서식이 우리에게도 자연 생태계의 안정감을 주는 일이 될 것이다.

/최진태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경남 교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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