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무슬림이 가장 많은 나라이면서도 이슬람 국가가 아닌 공화국(Republic of Indonesia)이다. 이런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정부는 실리를 추구하기로 국정방향을 잡았다.
지난 9월 11일 테러사건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한다며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하였다. 이러한 미국에 대한 반감을 품고 인도네시아 과격 이슬람 세력들은 일부 지역에서 미국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호텔을 뒤지는 등 인니에 있는 미국인들에 대하여 무차별 소탕(sweeping)작전을 한 적이 있었다. 이들은 미대사관저 주변에서 대규모 데모를 벌였다, 인니주재 미 대사는 인니경찰에게 안전조치를 요구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고 불평한바 있다. 한편 미 대사의 불평에 대하여 한 인니 국회위원이 직선적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신변의 위험을 느낀 미국인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은 메가와티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중에 일어났었다. 미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메가와티 대통령은 이슬람 과격세력들의 위와 같은 반미태도와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10월 4일, 5시간 반에 걸친 각료회의를 통하여 이러한 입장을 분명하게 정리.발표했다. 이 발표문은 9개의 항목으로 각 항목들을 통해 정부의 의지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인니 주력일간지 2001년 10월 5일자 1면에 실린 발표문에 포함된 9개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정부는 (외국인에 대한)소탕행위를 금지한다. 행위자는 확고한 법에 따른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2. 인도네시아인들이 해외에서 갈등과 전쟁행위에 가담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3. 인도네시아는 계속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테러주의와 싸울것이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동역할 것이다.
4. 인도네시아는 명백하고, 규모있고, 효과적인 국제적 조치를 포함해서, 테러리즘을 대항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일을 솔선할 수 있도록 유엔을 지원하고 돕는다.
5. 전문적이고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행해졌던 뉴욕과 워싱턴 DC에서 2001년 9월 11일 있었던 모든 테러에 대한 전쟁 행위는 합당하며, 새로운 인간적 비극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6. 인도네시아는 유엔을 포함한 모든 당사자들에게 세계의 안전과 평화에 대한 광범위한 사항들을 기억하면서 죄없는 백성들의 희생이 없도록 하기 위해 개방된 전쟁을 피할 수 있도록 건설적 조치를 취하기를 호소한다.
7. 정부는 평화적이고 질서있고 안전하게 행해지는 데모를 금하지 않는다.
8. 정부는 여러가지의 협박, 다른 나라의 국기를 태우는 일, 외국 수뇌의 동상이나 외국 주권을 나타내는 상징물을 불태우는 것과 같은 도를 지나친 데모를 허락지 않는다.
9. 파괴를 하는자, 사람을 대상으로 한 물리적 공격, 그외 거친 행동을 하는 것을 포함해서 법을 어기는 데모대들에 대해서는 사법처리를 할것이다.
위의 9개 사항으로 된 발표문은 무슬림들의 과격행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러한 과격 무슬림들의 엄청난 요구들과 경제회복을 위한 실리 추구 사이를 메가와띠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지혜롭게 헤쳐 나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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