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보다 두 배 넘는 꼬리 특징…짝짓기 철 냄새 풍겨 상대 유혹

처음 신안초등학교에 발령을 받고 한 달이 다 되지도 않았을 때인 삼월 말 학생들이 화단에서 도롱뇽인가 도마뱀인가 궁금해 하면서 도마뱀 종류를 잡아왔다. 나도 처음엔 이름을 몰라 도감을 찾아보니 도마뱀 무리 가운데 줄장지뱀이라는 녀석이었다.

야아 학교 화단에도 이런 파충류가 살고 있구나하고 신기해하며 사진 몇 장을 찍었다.

그런 일이 있고는 다른 학생들도 줄줄이 잡아다 뭐냐고 물어 왔다. 이젠 쉽게 줄장지뱀이고, 북한에서는 흰줄도마뱀이라고 하고, 도마뱀 종류고, 양서류인 도롱뇽과는 완전히 다른 녀석이라고 했다.

   
 
 
도롱뇽은 물에서 알을 낳고 살지만 이 도마뱀들은 뭍에서만 사는 동물이라고 했다. 또 위급하거나 천적이 꼬리를 잡으면 꼬리를 끊기도 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다고 했다. 하지만 두 번은 나지 않으니까 잡으려고 하지 말고 뭐 하는지 눈으로 잘 관찰해보라고 일러두었다.

줄장지뱀은 파충류 가운데도 도마뱀 무리에 드는데 우리나라에 사는 도마뱀 무리에는 도마뱀과, 도마뱀붙잇과, 장지뱀과 이렇게 세 과 8종이 있다. 한 종 빼고 7종을 남한에서 볼 수 있다. 주로 산기슭과 풀숲에 산다.

줄장지뱀은 꼬리가 몸통보다 두 배 넘게 길고, 옆구리에 하얀 줄이 길게 나 있는 게 특징이다. 하얀 줄은 눈 밑부터 뒷다리까지 나 있다.

뒷다리까지 가지 않는 개체도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 사는 줄장지뱀은 노란 줄이 나 있다. 먹이는 거미나 메뚜기, 귀뚜라미, 쥐며느리를 잘 잡아먹는데, 도마뱀은 아래턱뼈가 뱀과 달리 왼쪽과 오른쪽이 붙어 있어 자기보다 큰 먹이는 통째로 삼키지 못하고, 몇 번 씹어서 넘긴다. 눈꺼풀이 있는 것도 뱀과 다른 점이다. 발가락은 다섯 개씩이고, 발톱도 있다.

유난히 긴 꼬리와 하얀 줄이 눈 밑부터 뒷다리까지 있는 게 특징이다.

   
 
 
줄장지뱀은 오월부터 짝짓기를 하고 지금 이맘때 6월에서 8월 사이에 알을 4~6개 낳는다. 짝짓기 철에 뒷다리 밑에 있는 한 쌍의 샅구멍에서 페로몬이라는 냄새를 풍겨 짝을 찾는다. 그런데 이 샅구멍 개수가 다른 도마뱀 무리와 구별하는 기준이 된다.

줄장지뱀이 올해도 알을 많이 낳아 무서움을 잘 타는 우리 저학년 학생들이나 여자 아이들을 많이 놀라게도 하고, 파충류를 좋아하는 학생들 좋은 공부거리가 되어 어릴 적 추억으로 남으면 좋겠다.

/오광석 산청 신안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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