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좀처럼 맛보기 힘든 전형적인 가을날의 주말을 맞이하였다. 가끔은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지만 다른 날과는 다름이 없는 날이었다.
버스 승강장에서 얼마간 기다려 직장 앞을 경유하는 버스에 올랐다. 정류장을 출발후 한 정류장쯤 지났을까. 오르고 내릴 승객도 없는데 느닷없이 대로변 가장자리에 버스가 정차했다. 왜 그런가 창 밖을 보니 운전기사가 개인적 용무를 해결하고 있었다. 차내의 많은 승객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 승객들이 빤히 보이는 전방 울타리 옆에서였다.
승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짐짝처럼 취급된 주말 아침의 기분은 많이 일그러졌다.
꽉 짜인 배차시간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으리라 생각하지만 출발지나 종착지에서 배설의 욕구를 푸는 것은 고객에 대한 기본서비스 정신이다. 즐거운 주말이라 조금 일찍 퇴근하여 가족들과의 시간을 위해 문을 나서는 순간 또 아찔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주된 승객인데, 버스에 대략적 30~40명의 승객이 있고, 기사는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한 손으로 운전을 하고 있었다. 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린다.
퇴근길에 이러한 일들은 자꾸만 눈에 들어왔다. 합성동 시외주차장을 지나 경남은행 사거리에 도착했다. 옆 차로에서 외제 스포츠카를 몰던 운전자가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에게 욕설과 발길질을 당하는 일도 발생하였다. 또 다른 차로에서는 대형트럭 뒷문이 열렸다 닫혔다 하여 다른 차량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작은 일을 간과해서 순간의 편안함은 얻을 수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잃는 것이 많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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