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는 마름 = 창녕 우포늪, 창원 산남저수지 둑을 따라가다 보면 초록색 융단이 눈에 들어온다. 잎은 로제트형 마름모꼴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많으며 잎끝이 뾰족하다. 잎자루에 볼록한 공기주머니가 있어 물에 떠 있고 뿌리는 물 밑 진흙에 내리고 있는 물살이 식물을 볼 수 있다. 7~8월에 꽃을 피우고 9~10월에 열매가 열린다. 열매는 밤맛이 난다고 해서 물밤, 말밤, 몰밤이라고 부르는데 정명은 '마름'이라 한다. 주로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생장점에 수염뿌리가 있어 홍수 때 끊어져도 다시 태어나는 준비성이 철저한 식물이다.
 
진흙에 뿌리 내린 '물밤'

마름 열매로 만든 장신구(휴대전화 고리나 목걸이).
◇자연 활용의 지혜 =
마름은 가난한 시절 하얀 녹말로 묵이나 떡을 해 먹고, 밤처럼 삶아서 먹는 구황식품으로 각광받았고, 민간에서는 해독·위암·이질·설사·탈항·위궤양에 사용하고 약용으로도 쓰였다. 잘 말린 열매는 능실(菱實), 능각(菱角)이라고도 한다

창녕 우포늪에서 볼 수 있는 마름. /경남도민일보DB
옛날엔 마름의 날카로운 가시를 적군이 지나가는 길목에 두어 방어 무기로도 썼다. 이를 응용한 것이 마름쇠(菱鐵)와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다. 요즘엔 외부인의 침입을 막는 마름가시철망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물 정화 필터 역할 톡톡히

◇마름! 지금은 = 마름은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웰빙시대의 먹을거리로 소개되고, 생태 안내자들은 액세서리를 만들기도 하고 한다. 음이온이 나와 몸에 지니면 건강에 좋다고 하고, 뾰족한 모서리로 지압을 하면 효과적이라고도 한다. 또 아름다운 공예품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마름은 예나 지금이나 겨울 철새의 귀중한 먹잇감이 되기도 하고, 물고기들에게는 은신처를 제공해 준다. 물을 정화하는 자연 필터 역할도 톡톡히 하는 아주 귀중한 자원이다. 잠시 발길 옮겨 초록 융단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가족과 함께 얘기꽃을 피워보는 건 어떨는지요.

/강동순(생태치유레크리에이션 전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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