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재 중턱서 만난 담배풀…달여먹으면 해독·항암 효과

   
산에 오르기 정말 좋은 계절입니다. 요즘은 도시 주변의 등산로를 잘 단장해 놓아 신록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는 그만인 날들입니다. 올해는 무학산 둘레길이 열려 마산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신나는 소식인지 모릅니다. 만날고개 중간쯤에서 시작되는 둘레길로 가는 길은 산복도로 위 마을 입구에서부터 색다른 즐거움을 갖게 합니다.

이전에는 마을 골목길 오르기가 참 불편하고 재미없었는데 요즘은 낡고 낮은 담벼락 곳곳에 벽화를 그려 놓아 한 장면 한 장면을 감상하며 오르노라면 미술관에라도 온 듯이 즐겁고 흥미롭습니다. 마치 통영의 동피랑마을을 연상케 하는 만날재 입구 동네길 오르기가 새로운 재미를 하나 더해 줍니다.

만날재 중턱에서 팻말이 붙은 둘레길 입구를 들어서면 적당한 오솔길이 수평으로 길게 나 있어 걷기에는 그만입니다. 가끔 오르막길이 있기는 하지만 전혀 가파르지 않아 혼자서 숲을 온전히 느끼기 정말 좋은 곳입니다.  

담배풀.

가는 길 곳곳에 잔잔히 햇살을 받고 피어 있는 들꽃들 앞에 앉아 놀기도 하면 더없이 즐겁지요. 길섶에서 담배풀 몇 송이를 만났습니다. 골무꽃이나 땅비싸리도 한창 피고 있었는데요. 담배풀은 햇볕이 잘 드는 양지에서 많이 피기 때문에 숲 그늘에서는 보기 드문데 간간이 새어드는 햇살에 기대어 몇 포기가 꽃대를 올렸습니다. 여러해살이 풀이라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볼 수 있는데요. 봉오리가 마치 옛날 곰방대 같이 생겼다 하여 '담배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제일 먼저 코로 냄새를 맡게 되는데요. 마치 담배냄새가 풍겨 나올 듯하거든요. 그러나 실제 나지는 않습니다. 수수하고 소박한 꽃만 그렇게 핀답니다. 한방과 민간에서는 천명정(天名精)이라 하며, 거담·청열·해독·살충에 널리 사용된답니다. 특히 급성 편도염이나 급성간염 등에 달여 먹기도 하고 피부소양증을 치료하기도 합니다. 특히 열매는 학슬(鶴蝨)이라 하여 구충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또 담배풀의 뿌리와 열매의 성분들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생쥐 실험의 결과가 있으며, 세포 이식 실험에서도 생명 연장의 효과가 있다고 나왔다 합니다. 숲에 저 홀로 피어 있는 담배풀 하나가 참 많은 재주도 가졌지요. 여름에 전초 또는 열매를 채취하여 말려 두었다가 풀 15g에 물700ml정도를 넣고 달여 절반씩 아침저녁으로 복용하면 좋은 효과를 본다고 합니다. 길바닥에 앉아 담배풀 한 송이에서 수많은 가능성을 보며 아끼고 활용하며 함께 이 숲의 한 부분이 되어 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박덕선(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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