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색깔·모양따라…새 이름 제법 어렵네

야생화 이름 유래나 나무 이름 유래는 찾기 쉬운데 왜 새 이름은 어려울까? 관심을 갖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쉽게 찾을 수 없다. 새를 전공한 새 박사는 어원을 잘 모르고 어원을 공부하는 학자는 새를 잘 몰라서 깔끔하게 정리된 자료가 많지 않다. 새 이름의 어원과 유래를 간단하게 정리하면서 여기저기 널려 있는 자료들을 이해하기 쉽게 묶어 본다.

- 새소리를 듣고 만든 새 이름

휘파람새, 뻐꾸기, 부엉이, 소쩍새, 쏙독새, 꿩, 휘파람새는 누구라도 새소리를 들어보면 왜 이름이 이런지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어원을 연구하는 사람과 새를 공부하는 사람 사이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새도 있다. 보통 사람들은 꾀꼬리는 꾀꼴꾀꼴 울고 기러기는 기럭기럭 울어서 이름이 붙었다고 하지만 어원을 연구하는 분들은 소리를 흉내낸 말이 아니라고 한다.

개개비, 고니, 괭이갈매기(괭이=고양이), 기러기, 까치, 꺅도요, 꾀꼬리, 꿩, 두루미(한국에서는 뚜루 뚜루 들려 두루미고 일본서는 쭈루 쭈루 들려 쭈루다), 따오기, 딱따구리, 뜸부기, 물레새(물레가 돌아갈 때 나는 소리를 내는 새), 벙어리뻐꾸기(말 못하는 뻐꾸기가 두두~ 두두~하고 운다), 부엉이, 뻐꾸기, 삑삑도요, 삼광조(삼광조, 일본 새이름을 그대로 쓴 것, 일본에선 삼광조 울음소리가 해, 달, 별의 소리를 낸다는 뜻으로 쓴다), 소쩍새, 쏙독새, 왜가리, 종다리(노고지리), 크낙새, 휘파람새

-색깔을 보고 붙인 새 이름

새가 파란색이면 유리새라고 한다(쇠유리새, 큰유리새, 유리딱새). 굴뚝새는 굴뚝에서 나온 것처럼 검다고 굴뚝새라고 한다. 색깔이 있는 새 이름은 대체로 검은색, 흰색, 노란색, 파란색, 붉은색이 많다.

다섯 가지 색을 모두 더한 오색과 알록달록한 색, 회색 잿빛도 인상적이다.

 

날갯짓하는 청둥오리. /경남도 제공

가마우지(검은 오리라 풀이되나 오리는 아니다), 갈색제비, 검둥오리, 검은댕기해오라기(머리 뒤에 검은 댕기), 검은머리갈매기, 까마귀(까만새), 까막딱따구리(까만 딱따구리), 노란턱멧새, 꼬까도요(꼬까옷을 입은 도요새), 노랑부리백로, 노랑부리저어새, 노랑할미새, 녹색비둘기, 먹황새(까만 황새), 밀화부리(노란 부리), 백로, 백할미새, 붉은부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알락오리, 알락해오라기, 오색딱따구리, 재갈매기, 재두루미(잿빛 두루미), 잿빛개구리매, 진홍가슴, 청둥오리, 청머리오리, 파랑새, 팔색조, 해오라기(해오라비, 하야로비, 흰 새), 홍머리오리, 홍여새(꼬리가 붉은색), 황금새(금색), 황로, 황여새(꼬리가 노란색), 황오리(누런 오리), 흑기러기, 흑두루미, 흑로, 흰꼬리수리, 흰멧새, 흰배지빠귀, 흰비오리, 흰뺨검둥오리, 흰뺨오리

-모양을 따라 붙인 이름

새의 모습을 가장 특징있게 잡아내어 이름을 붙인 것이 재미있다. 넓고 길고 닮은 모습을 잘 잡아서 이름을 붙였다. 아마 아이들에게 새 이름을 붙이라고 하면 길고 짧고 크고 작고 색깔별로 특징을 잘 찾아서 이름을 붙일 것이다.

 

댕기물떼새.

긴부리도요, 깝작도요(눈을 감았다 떴다 깝작깝작, 엉덩이를 계속 깝작깝작), 나무발발이(나무 줄기 아래 위로 발발거리며 다닌다고), 넓적부리(오리), 넓적부리도요, 독수리(대머리 독), 댕기물떼새(머리에 댕기가 정말 멋지다), 저어새(밥주걱 같은 부리로 저어서 먹이를 잡는다), 딱새(꼬리를 딱딱 떤다), 뒷부리도요(부리가 위로 굽어서), 떼까마귀, 물총새(고기를 잡으러 물에 총알처럼 잠수), 바늘꼬리칼새, 부채꼬리바위딱새(꼬리가 부채 모양), 뿔종다리, 상모솔새, 세가락도요, 얼가니새, 오목눈이, 왕눈물떼새, 장다리물떼새(다리가 길어), 제비갈매기(제비닮은 갈매기), 지느러미발도요, 호랑지빠귀(호랑이처럼 깃털이 검은색과 갈색 무늬), 혹고니(혹이 있는 고니), 혹부리오리(이쁜 혹)

-뱁새? 붉은머리오목눈이?

새 이름은 정말 어렵다. 100년 전까지 한자로 많이 썼고 일제 시대부터 일본 사람에게 새를 배운 사람이 새 이름을 정리해서 우리말 새 이름이 엉성하기 짝이 없다.

사전을 찾으면 '딱따구리'가 맞지만 조류도감에서는 '딱다구리'로 찾아야 한다. 아비나 삼광조처럼 일본 새이름을 그대로 쓴 것도 있고 얼가니새처럼 부적절한 새이름도 있다. 새소리와 색깔이나 모양에 대한 검증없이 붙여진 이름도 적지 않다. 여러 분야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 초등학생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새 이름을 제대로 정리해야 할 것이다. 뱁새는 누구나 알지만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잘 모른다.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

뱁새는 표준어가 아니지만 국민이 인정하는 새 이름인데 누가 뱁새를 붉은머리오목눈이로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덩치가 큰 새와 작은 새

큰 새는 '말-'과 '한-', '큰-'을 앞에 붙여 쓴다. 작을 소(小)를 써 같은 종류의 새 중에서 작은 새는 쇠가 붙었다. 소주가 쇠주로 불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오색딱따구리.

마도요(말+도요, 큰 도요새, 말벌, 말매미처럼 크다는 뜻), 말똥가리(말은 크다 또는 매, 똥가리는 매=큰 매, 말똥이 많은 곳에서 쥐를 잡아 먹는 새, 눈이 말똥말똥한 새라는 해석도 있다), 큰고니, 큰기러기, 큰말똥가리, 큰부리까마귀, 큰부리큰기러기, 큰오색딱따구리, 큰유리새, 황새(큰 새라는 뜻의 한새 →항새, 황새), 갈까마귀(갈=작은), 꼬마물떼새, 뱁새(작은 새), 참새(작은 새), 쇠가마우지, 쇠기러기, 쇠딱따구리, 쇠물닭, 쇠백로, 쇠부엉이

-그밖에 새 이름을 짓는 방법

새가 사는 곳이 어디인지에 따라서 = 갈매기(갈은 강), 개꿩(갯가), 논병아리, 덤불해오라기, 멧도요, 멧새, 물까마귀, 물꿩, 물닭, 물수리, 민물가마우지, 바다직박구리, 밭종다리, 사막꿩, 섬개개비, 호반새

 

물닭.

먹이가 무엇인지에 따라서 = 개구리매, 도둑갈매기, 동박새(동백꽃에 잘 날아든다), 새홀리기, 솔잣새(솔과 잣의 씨), 콩새

진짜 대표 새 = 참새(고기 맛이 좋다고), 참매(사냥매 중에서 대표), 참수리(수리 중에서 대표)

 

뿔논병아리.

뿔난 새 = 뿔논병아리, 귀뿔논병아리, 뿔매, 뿔쇠오리, 뿔호반새, 뿔종다리

친척 새 = 원앙사촌, 검둥오리사촌, 쇠뜸부기사촌, 청다리도요사촌, 꺅도요사촌, 매사촌, 검은할미새사촌, 할미새사촌, 개개비사촌, 솔새사촌, 긴다리솔새사촌

/정대수(마산 진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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