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상가서 소신공양 문수 스님 합동분향제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이 헛되지 않게 4대 강 사업을 중단시키겠습니다."

4대 강 사업 저지 낙동강 지키기 경남본부와 부산·경남종교평화연대가 1일 오후 2시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4대 강 사업 즉각 중지'를 요구하며 몸을 불살라 숨진 문수 스님을 위한 합동 분향제를 열었다. <관련기사 20면>문수 스님은 지난 31일 경북 군위군 지보사에서 수행하던 중 '이명박 정권은 4대 강 사업을 즉각 중지·폐기하라.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불교 용어로 부처님에게 공양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것)했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의 종교 관계자와 환경단체 관계자는 이날 합동 분향제에서 문수 스님의 극락왕생을 염원하며,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4대 강 사업 폐기를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을 다짐했다.

4대 강 사업 반대 등을 요구하며 소신 공양한 문수 스님 분향소가 1일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 마련됐다. 부산·경남종교평화연대를 비롯한 종교단체 대표, 4대 강 사업 저지 경남운동본부 회원, 문성현 창원시장 후보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정당 관계자 등이 분향소에서 참배하며 사업 폐기를 다짐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

이들은 성명을 통해 "아무리 소리쳐도 듣지 않으니, 결국 수행에만 전념해온 한 스님이 뭇 생명을 살리고자 자신의 생명을 바쳐 이명박 정권의 4대 강 사업 중지와 폐기를 요구하며 부처님께 소신 공양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단체는 "도대체 이명박 정권은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고 죽여야 4대 강 사업을 중단하나. 죽음으로 4대 강 생명을 지키려던 한 스님의 소신공양에 대한 화답으로 4대 강 사업을 즉각 중지·폐기해야 한다. 6·2지방선거에서 4대 강 사업을 중단시킬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경남종교평화연대 설곡 스님은 "갑작스러운 소신공양 소식을 들었다. (스님과 함께한) 지나간 시간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스님은 항상 앞장서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며 "부처님의 진리를 실현하고자 몸을 불사른 자기 헌신의 모습, 이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겠다. 가슴에 스님의 뜻을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날 분향제에 참석한 야권 단일후보인 문성현 창원시장 후보는 "선거의 승패와 관계없이 강물이 흐르게 하는데 정치인의 몸 다 바치겠다"고 발언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천막으로 임시로 만든 분향소에서 문수 스님 영정을 놓아두고 반야심경을 낭독하고, 합동으로 헌화했다.

한편, 진주환경운동연합도 이날 '문수 스님 소신공양 애도 및 4대 강 사업 즉각 중단 촉구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진주환경운동연합은 "4대 강 사업으로 파괴되고 신음하는 강과 그 강에 기대어 연명해 온 수많은 생명의 죽음을 봐야 하는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또 얼마나 두렵고 안타까웠으면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당신의 육신을 불태웠을까?"라며 "'죽음의 삽질'을 막아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고자 '죽음으로 저항'했던 스님 앞에서 감히 우리는 눈물조차 흘릴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단체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어 나자빠져야 이 미친 '4대 강 삽질 광란'을 멈출 것이냐"라며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이 죽음의 4대 강 삽질을 막아낼 바르고 참된 지역일꾼들을 선택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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