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기니 해수면 상승

오세아니아 북부 군도 국가인 파푸아 뉴기니에서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주민 수천명이 고지대로 주거지를 옮겨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선진국들이 지난 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규제량을 놓고 한가하게 논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태평양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재앙이 시작된 것이다.



뉴크 오브 요크 섬 주민 1000여명이 최근 갑자기 높아진 해수면으로 인해 고지대로 긴급 대피했으며 이는 수백만명의 지구촌 해안 저지대 거주자들이 조만간 맞게될 대재앙에 대한 예행연습에 불과하다고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1일 보도했다.



뉴 브리튼과 뉴 아일랜드 사이에 위치한 듀크 오브 요크 당국은 해수면보다 3.7m밖에 높지 않은 지대가 연간 30㎝씩 침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주민 4000명의 주거지를 전면 재배치키로 했다.



우선 침수 위험이 가장 높은 5개 마을 주민들을 뉴 브리튼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들 마을은 최근 해수면 상승으로 가옥 일부가 물에 잠겨 주민들이 텐트생활을 하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긴박하기 때문이다.



주민 모두가 1인당 1000곡 이상의 노래를 기억할 정도로 음악문화가 발달해 외부세계에 `노래하는 섬'으로 알려진 인근 타쿠 섬의 운명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이 지역 주민 400명도 조만간 바다에 보금자리를 빼앗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그간의 우려가 현실화된 이같은 재앙에도 불구, 자국의 이익 수호에 골몰한 나머지 지구 차원의 대책마련을 뒤로 미루는 우를 범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지난 주 지구환경회의가 열렸으나 미국이 지난 97년 교토회의에서 결정된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치에서 산림으로 흡수되는 수백만t의 이산화탄소를 제외할 것을 고집하는 바람에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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