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편해 만들기도 쉽다 착각…주방기구 총동원 1시간 '낑낑'

총각 기자의 요리 도전기, 두 번째 시간입니다. 경남도민일보 이균석 기자가 주인공이죠. 이번 도전 메뉴는 바로 '김밥'. 그가 요리를 하는 데 함께하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전해 들은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만든 김밥을 3일 오전 맛봤습니다. 아침에 밥을 지어 싼 것이라서 온기가 있었습니다. 속 재료를 보니 여섯 가지나 되더군요. 햄, 게맛살, 우엉, 오이, 단무지, 계란. 그는 말했어요. "속이야 넣는 사람 마음 아니냐."

요즘 편의점에서 파는 김밥에 견주어 보면, 가짓수가 참 많은 겁니다. 얼마 전, 편의점 김밥을 사서 먹었는데요. 참치김밥이라고 이름을 달았는데, 참치와 단무지밖에 없었지요.

이균석 기자는 준비할 게 너무 많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프라이팬, 주걱, 접시 등 부엌 살림을 총동원해야 했고, 재료를 챙기는 데도 수고로움이 많았다는 겁니다. "김밥은 싸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 건 완전히 착각이었다."

그저 간편히 먹을 수 있는 만큼, 김밥을 좀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완성하는 데만 1시간이나 걸렸답니다.

재료 준비부터 봅시다. 애초 참치가 들어간 김밥을 계획했는데, 참치 넣는 건 그만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참치는 다른 재료들과 길이를 맞추는 데 있어 쉽게 흐트러지고 싸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초보자인 그에게는 까다로운 과정이었죠.


그는 조리 과정 곳곳에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밥을 지어 간을 합니다. '참기름은 얼마나 뿌려야 하지?' 재료들의 길이를 맞추는 일도 어렵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나마 김밥용 햄은 김 크기와 딱 맞아서 쉬웠지만, 살짝 구워내는 과정을 거쳐야 했죠. "일정한 굵기로 자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오이도 그랬습니다. 굵기가 들쭉날쭉, 길이가 삐죽삐죽 모양내기가 참 어려웠다고 해요. 또, 김밥 10줄을 싸려는 데 재료는 얼마나 필요한지 알아차리기 힘들었답니다. 오이의 경우 4개를 샀는데, 하나로 김밥 10줄 싸는 데 충분했다고 하더군요. 장보기부터 시행착오를 겪은 겁니다.

썬 오이는 소금을 뿌려 물기를 좀 빼줬답니다. 길이 맞추는 데 자신이 없어서 단무지·는 잘라놓은 걸 샀다는데요. 단무지 역시 종이행주로 물기를 뺐고요.

또, 계란은 프라이팬에 일정한 두께로 펼쳐 구워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 과정에서 '빵꾸'(구멍)를 참 많이 냈답니다.

김을 깔고 밥도 얼마나 깔아야 하는지, 재료는 어디에 올려야 하는지 헷갈렸답니다. 여러 차례 해보고 나서야 두 주걱 정도 밥을 퍼서 깔았지요. 10줄 싸는 데 밥 다섯 공기 정도 들어갔죠.

옆구리는 안 터졌느냐고 물어봤어요. "김밥용 김이 좋아서 그런지 다행히 안 터졌다. 끄트머리만 좀 째 먹고." 칼에 물을 묻혀 자르면 된다는 것도 자르다 보니 알게 됐답니다. 싸고 나서 금방 자르지 말고, 재료들의 수분이 팽창해 모양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자르면 된답니다.

김밥이 간단한 음식이 아니라는 게 이번에 그가 얻은 가장 큰 교훈입니다. "예전에 소풍날 어머니가 왜 새벽같이 일어나 김밥을 쌌는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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