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후 변화에 취약한 도롱뇽 = 도롱뇽이 21세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손가락보다도 얇고, 뭍에서는 맥을 못 추는 이 가여운 친구들을 창원 시내 어느 하천에서 제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 저는 이런 질문을 품어보지 못했습니다. 액체는 기체보다 피부에 닿는 밀도가 높아 생체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큽니다. 그래서 육지에 사는 생물들보다 강과 바다에 사는 생물들이 기후변화에 더욱 취약합니다.

◇콘크리트 수로와 도롱뇽 = 창원 시내 그 미나리꽝에서 도롱뇽 성체들을 만났을 때, 기후 변화보다 콘크리트 수로가 이 친구들의 생존에 훨씬 큰 위협이라는 것을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1cm가 될까 말까 한 짧은 다리로 콘크리트 수로를 건너가기는 불가능합니다. 도롱뇽이라는 친구들은 동물 중에서도 이동 능력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도롱뇽은 좋은 번식지를 찾아 필사적으로 움직여봐야, 갬블 로이드 등이 2006년 미국에서 행한 연구(Gamble Lloyd et al, 2006, LIMITATIONS OF REGULATED 'BUFFER ZONES' FOR THE CONSERVATION OF MARBLED SALAMANDERS, WETLANDS, Vol. 26, No. 2, pp. 298__306)에 따르면, 겨우 물을 따라 1km 이동할까 말까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도롱뇽목에 속하는 종이 겨우 여섯 종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도롱뇽은 한 번에 두 개의 알주머니를 낳는다.

◇보호해야 할 도롱뇽 = 도롱뇽을 보면서 사회적 약자의 인권과 복지가 생각났습니다. 경쟁력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장애인, 여성, 노인, 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경쟁력 갖춰서 니가 알아서 살아 남으라"고 무서운 소리들을 합니다. "콘크리트 수로 속에서 알아서 살아 남으라"고 도롱뇽에게 가혹한 환경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경쟁이 심화되면 될수록 우리 모두의 생존은 불안해집니다. 어쩌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운명도 도롱뇽의 운명처럼 가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도롱뇽은 어른 손가락보다도 얇고, 다리는 1cm미터도 안돼 쉽게 옮겨다니지 못한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후 변화에 취약한 생물종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널리 퍼지면

   
 
 

서 정부도 이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 일본에서 열릴 생물다양성협약 10차 총회는 그런 대책을 마련하고 논의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또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소리도 계속 커져가고 있습니다. 인간에겐 지식 말고 지혜도 있습니다. 우리가 모두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지혜, 그것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에겐 희망이 있습니다.

/장용창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행정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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