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희망 담긴 우리 꽃·나무로 바꿔주세요"

초등학교 때 추억을 떠올리면 어떤 나무와 꽃이 떠오를까? 학교에서 가장 사랑받는 꽃과 나무는 어떤 꽃과 나무일까?

교화와 교목은 그 동네 어른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과 나무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자라오면서 초중고 12년 동안 학교의 꽃과 나무를 듣고 배웠지만 교가는 나이가 들어도 외우고 부르지만 교화와 교목은 잘 기억을 못한다.

표1은 경상남도 전체 20개 시·군 학교 중 900여 학교의 교화와 교목을 조사한 자료이다. 박상은 선생님의 석사학위 논문을 표로 정리했다. 경남 도민은 어떤 꽃과 나무를 좋아할까?

도내 학교 교화 중 1위를 차지한 장미
경남 전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꽃은 장미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선물해 주는 것처럼 장미에 대한 애정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경상남도의 꽃도 장미이고 전체 순위 1위도 26.1%의 학교가 교화로 정한 장미이다.

교목은 소나무가 선두를 달린다. 지조와 절개의 상징인 소나무는 학교 교장선생님이 가장 학교에 심고 싶어 하는 나무다. 경상남도의 나무인 느티나무도 교목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우리 민족 공동체 문화의 핵심인 정자나무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군자 매란국죽과 세한삼우 소나무, 대나무, 매화 중에서 소나무가 가장 사랑을 받고 국화와 매화는 간신히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난초와 대나무는 순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도내 학교 교목 중 1위를 차지한 소나무
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곳은 통영이다. 통영시 시화는 동백꽃이고 시목은 동백나무다. 통영시내 학교 교화 1위도 동백꽃이고 교목 1위도 동백나무다.

교화·교목이 갖추어야할 조건

△교화와 교목은 학생들에게 가장 추억이 되고 마음속에 새겨 꿈과 희망이 되고 위안과 격려가 되는 꽃과 나무다. 학교의 나무가 느티나무라면 자라면서 느티나무처럼 이웃을 감싸주고 함께 정을 나누는 포근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향토성을 잘 나타내는 우리 동네를 대표하는 나무와 꽃이어야 할 것이다. 거제 사천 통영 남해는 동백나무와 동백꽃이 가장 사랑받는다.

△지역의 역사와 전설, 음악, 미술, 문학, 영화 등 다양한 지역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의 기후와 특성에 맞고 우리 동네 야생에서 저절로 자랄 수 있는 나무이어야 할 것이다. 교화와 교목은 그 마을 고유의 자생식물이면 더 좋을 것이다. 자생종이 아니라도 그 지역 야생에서 잘 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의 천연기념물 나무, 노거수와 보호수처럼 우리 동네 전통과 이야기가 있는 나무가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학교의 건학이념과 교훈, 학교와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할 수 있는 꽃과 나무

△세한삼우나 사군자처럼 배움과 가르침이 있는 꽃과 나무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꽃과 나무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가장 좋아하는 꽃과 나무

교화와 교목은 어떤 문제가 있는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나무가 600여종이 넘는데 그중 1%도 안되는 다섯 그루가 전체 교목의 대부분이다. 나무꽃과 풀꽃을 모두 합쳐서 1000종이 넘는데 그 중 6종의 꽃이 전체 교화의 80%나 된다. 특정 꽃나무를 편애하거나 아니면 대부분 어른이 꽃과 나무를 잘 모르는 생태맹이기 때문일 것이다. 문맹, 컴맹, 넷맹에서 이제는 생태맹을 극복해야 할 시대가 오고 있다.

△향나무가 교목인 학교가 121개나 된다. 진짜 이 학교에는 향나무가 있을까? 아마 대부분 일본산 가이즈카 향나무를 심어놓고 동그랗게 깎아서 이발을 해 놓았을 것이다. 진짜 향나무는 찾기 어렵다.

△교화 교목 상위 10위 안에 한국 자생종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 외래종 꽃과 나무를 교화와 교목으로 지정해서 가르치고 있다.

△식물이름은 표준어를 쓰는 것이 좋다. 동네에서 부르는 꽃나무 이름을 같이 적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교목은 소나무인데 곰솔이 많은 학교가 있다. 보통 곰솔(해송, 흑송), 반송, 소나무 모두 함께 소나무라고 부르지만 가능하면 도감이나 사전에 나오는 표준어로 교목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철쭉이 교화인 학교가 65개 학교, 영산홍이 교화인 학교가 80개 학교가 있다. 영산홍을 연산홍이라고 잘 못 표기한 것은 애교이고 영산홍과 철쭉을 서로 바꾸어 놓기도 한다.

△목련도 백목련, 자목련, 별목련, 자생 목련을 모두 목련이라고 부르지만 학교에 심어 놓은 목련은 대부분 백목련이다.

△히말라야시더, 설송, 히말라야삼나무는 개잎갈나무로 이름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난초, 대나무, 벚나무, 목련, 참나무처럼 여러 종류가 있는 식물은 정확한 이름을 표준어로 밝혀주어야 한다.

한 번 정해진 학교의 꽃과 나무를 바꾸기는 정말 어렵다. 경남교육청에서 학교 교화와 교목이 정말 교육적이고 학교를 대표하고 상징할 수 있는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교화와 교목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와 토론을 거쳐 잘못된 교화와 교목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뜻을 모아 새로 지정하고 학생들이 잘 알 수 있도록 멋진 이름표와 안내판을 만들어 교육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정대수(진동초등학교 교사)

경남 전체 학교 교화·교목 TOP 10
지자체 교화(학교의 꽃) 교목(학교의 나무)
경상남도
도화
(장미)
도목
(느티
나무)
1위 장미(26.1%) 1위 소나무(20.1%)
2위 동백(16%) 2위 느티나무(18.4%)
3위 목련(13.3%) 3위 은행나무(14%)
4위 개나리(9.0%) 4위 향나무(13.4%)
5위 영산홍(8.9%) 5위 히말라야시다(8.8%)
6위 철쭉(7.2%) 6위 동백나무(2.7%)
7위 국화(5.1%) 7위 섬향나무(2.6%)
8위 진달래(2.7%) 8위 전나무(1.8%)
9위 매화(2.4%) 9위 금목서(1.3%)
10위 모란(1.2%) 10위 목련(1.1%)

시·군별 시군목 시군화와 1등 교목 교화
지자체 교화(학교의 꽃) 교목(학교의 나무)
거제시 시화(동백) 시목(해송) 1위 동백(53.7%) 1위 느티나무(25.9%)
거창군 군화(개나리) 군목(감나무) 1위 목련(29.4%) 1위 은행나무(20.6%)
고성군 군화(국화) 군목(은행나무) 1위 동백(25.0%) 1위 느티, 소나무(21.9%)
김해시 시화(매화) 시목(은행나무) 1위 장미(32.3%) 1위 소나무(29.0%)
남해군 군화(치자) 군목(비자나무) 1위 동백(50.0%) 1위 느티나무(26.7%)
마산시 시화(장미) 시목(은행) 1위 장미(37.2%) 1위 소나무(23.1%)
밀양시 시화(철쭉) 시목(소나무) 1위 장미(35.6%) 1위 느티나무(17.8%)
사천시 시화(철쭉) 시목(은행나무) 1위 동백(51.3%) 1위 향나무(23.0%)
산청군 군화(목화) 군목(대나무) 1위 장미(36.7%) 1위 소나무(33.3%)
양산시 시화(목련) 시목(이팝나무) 1위 장미(29.8%) 1위 소나무(40.4%)
의령군 군화(진달래) 군목(은행나무) 1위 장미(31.8%) 1위 히말라야시더(27.3%)
진주시 시화(석류) 시목(대추나무) 1위 장미(24.4%) 1위 느티, 은행 각(25.6%)
진해시 시화(벚꽃) 시목(편백) 1위 영산홍(30.0%) 1위 소나무(23.3%)
창녕군 군화(국화) 군목(은행나무) 1위 장미(53.8%) 1위 히말라야시더(23.1%)
창원시 시화(진달래) 시목(소나무) 1위 장미(31.0%) 1위 소나무(35.6%)
통영시 시화(동백꽃) 시목(동백나무) 1위 동백(42.9%) 1위 동백나무(22.9%)
하동군 군화(철쭉) 군목(은행나무) 1위 철쭉(20.6%) 1위 향나무(29.4%)
함안군 군화(백일홍) 군목(감나무) 1위 장미(43.8%) 1위 히말라야시다(21.9%)
함양군 군화(철쭉) 군목(느티나무) 1위 목련 철쭉(26.1%) 1위 느티나무(26.1%)
합천군 군화(매화) 군목(잣나무) 1위 개나리(21.1%) 1위 향나무(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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