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복지시설과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돕기에 전천후로 나서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간 경찰은 다른 행정기관과 마찬가지로 설날·추석·연말연시에 먹을거리나 돈을 들고 시설을 찾아보는 정도에 머물러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들어 일회성을 벗어나 꾸준한 이웃돕기를 위해 경남지방경찰청을 비롯한 도내 22개 경찰서마다 현관에 빠짐없이 ‘사랑의 모금함’을 설치,‘실탄 확보’에 나섰다.

신임 성락식 청장이 지난해 12월 7일 취임하면서 전국 처음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난 20여 일 동안 모은 성금만도 636만7740원에 이를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주에는 설날을 앞두고 일선 경찰서마다 일제히 복지시설과 어려운 이웃에게 위로와 함께 금품을 전달해 더욱 쓸쓸하게 마련인 이들의 명절 나기를 따뜻하게 했다.

이번에 경찰과 함께 설밑 온정을 나눈 대상은 복지시설 29곳과 어려운 이웃 67명.

창원서부서가 지난 19일 그동안 모인 돈 33만200원으로 소년소녀가장 이모(여·13)양 등 2명에게 장학금과 쌀을 건넸으며, 20일에는 경남지방경찰청이 홍모(14)군 등 소년소녀가장 3명에게 54만원을 나눠주기도 했다.

마산동부서는 지난 20일 인애원 등 관내 복지시설 3곳에 10만원씩 전달했으며 110만원에 이르는 거금을 모은 거제서도 22일 성지원·성노원 등 복지시설 7곳에 현금을 전달했다.

진주서도 22만2840원을 모아 복지시설 2곳에 물품을 전했고, 창녕서와 거창서는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해 쌀과 생활용품을 구입해 건넸다.

이밖에 다른 경찰서도 제각각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어려운 이웃돕기에 나섰으며 앞으로도 모금함을 달마다 열어서 꾸준히 봉사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경찰 조직의 특성상 청장이 바뀌거나 시일이 지나면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직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창원의 한 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임모(여·37)씨는 “전시성 봉사에서 벗어나려면 생색내기 좋은 곳뿐 아니라 진짜 그늘진 곳에 소외돼 있는 이웃을 찾아내 작더라도 꾸준히 돕겠다는 자세가 앞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경남에서 처음 만들어진 포순이 봉사단도 갈수록 활동이 왕성해지고 있다”며 “한 달에 1000원 정도는 전혀 부담이 안되기 때문에 ‘사랑의 모금함’이 흐지부지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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