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수 있는 꽃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지천으로 꽃이 피는 계절입니다. 형형색색 땅을 물들이는 꽃을 보고서도 입맛을 다시는 건 부엌팍 도사로서의 책무(?)라고 할까요.

우리나라에 앞서 별의별 걸 다 요리로 해먹는 중국을 먼저 들여다볼까요. 역시나 우리와 다릅니다. 식용 가능한 꽃 종류가 무려 160종이 훌쩍 넘는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요리로 나오는 건 30종 정도로 좁혀지는데요. 대표적인 것들을 예로 들자면, 모란꽃, 백합, 국화, 장미, 난초, 매화 등이 있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허브 종류를 비롯해 50여 가지 꽃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쓰인다는데요. 꽃이 요리에 사용되면, 일단 시각을 사로잡는 데 유용하겠습니다. 먹을거리도 예쁘게 치장을 해야 인기가 좋듯이, 사람들 눈길을 끄는 데는 꽃은 뛰어난 재료입니다.

또, 열량은 높지 않아 먹는 데 부담을 덜어주기도 합니다. 여기에 당연히 냄새와 맛 또한 뒷받침이 돼야겠지요.

국화·장미·진달래·허브 등 50여 종

/뉴시스
국화 축제를 상품화한 마산의 시화(市花)가 장미라는 사실은 아주 의아하지만, 마산의 상징 '국화'를 재료로 한 요리도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데요. 그 향과 맛이 다른 재료와 어울려 국화 한우 불고기, 국화 단호박 찜, 국화 비빔밥 등이 나올 수 있습니다.

꽃으로는 술도 나옵니다. 대표 주자가 진달래꽃을 넣어 빚어내는 두견주(杜鵑酒)라 할 수 있죠. 두견주라는 이름은 볕이 잘 드는 산지에서 나는 진달래를 두고 참꽃 또는 두견화라고도 부르기 때문입니다.

진달래는 향은 물론이고, 다른 꽃보다 많은 꿀이 밍밍한 술에 단맛을 내는 데 좋답니다. 특히, 충남 당진군 면천면에 있는 면천 두견주는 무형문화재 제86호로도 지정돼 이름나 있지요. 아울러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과 두보가 즐겨 마셨다는 말이 전해 오면서 '풍류를 제대로 아는 이들이 마시는 술'이란 일종의 상징도 있습니다.

진달래는 고혈압에 효험이 있으며, 가래를 삭이거나 기침을 멈추게 하는 등 기관지에 좋다고도 하는데요. 황사가 짙은 요즘 좋은 음식 재료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진달래는 꽃이 피기 전에 꽃과 가지를 함께 꺾어야 하는데요. 꽃이 활짝 피기 전 생장점이 있는 줄기에 온갖 영양 물질이 모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활짝 핀 시기는 꽃이 통째 떼이고, 꽃 피기 전에는 잔가지가, 꽃봉오리가 맺힌 무렵엔 꽃봉오리와 더불어 가지가 사람을 위해 꺾이는 희생을 하게 됩니다.

전·튀김·술·차·비빔밥 향긋한 변신

7월에 피는 강한 생명력의 달맞이꽃 역시 우리 몸 건강에는 탁월한 재료가 됩니다. 해가 지고 어스름해진 무렵부터 달이 뜨기까지 꽃망울을 터뜨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 달맞이꽃이죠. 밤에만 아름답게 피어나는 달맞이꽃을 음양으로 구분하면, 음으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여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요. 꽃이 지고 나서 열매가 열리면, 열매 씨방에는 작은 씨앗이 여러 개 박혀 있답니다. 이걸 그냥 떼어내거나 말리고서 털어내 방앗간에서 기름으로 내리면 됩니다. 이게 달맞이꽃 종자유인데요. 여성 호르몬을 만들어내므로 갱년기 여성이 끼니마다 반 숟갈 정도 마시면 효과가 상당히 좋다고 합니다.

꽃이 먹을거리로 쓰일 수 있는 까닭은 꽃에도 양분이 풍부해서죠. 더군다나 꽃가루에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다량 들어 있답니다. 이번 봄에는 꽃으로 화전, 튀김, 술, 차, 볶음밥 등을 해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단, 꽃은 함부로 많이 꺾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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