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아웃사이더의 삶, 단편소설에 담아

시와 소설과 수필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예외석이 단편 소설집을 펴냈다. 시집 <아내의 엉덩이> 수필집 <양복 입고 자전거 타기>에 이은 출간이다.

예외석은 이번에 펴낸 책에다 어떤 그럴 듯한 평론가나 대학교수의 작품 해설을 붙이는 대신 자기자신의 등단 작품 심사평을 실었다.

표제작 '길 없는 길을 찾아서'는 <낙동강 문학> 등단 작품이다. 김용락·성군경·이융규는 심사평에서 "주인공이 많은 방황을 하다가 결국 한 책을 통하여 바른 자기의 길을 찾는다는 것인데 너무 신파적"이라며 "그래도 작품 속에는 리얼리즘이 있고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작가의 투철한 정신이 들어가 있고, 각고의 땀의 흔적이 보이기에 더욱 빛나는 작품"이라 했다.

   
 
 
내용은 이렇다. "회사원 추노식. 또라이, 미친놈, 미친개, 정신분열증, 편집증, 노조 부회장 등이 작품에서 추노식에게 붙여진 것들이다. 노조를 만들 때 주동자의 한 사람으로 큰 역할을 담당하였지만 여러 가지 비리, 모략 등에 의하여 결국 노조원들한테도 배척을 받고 회사에게도 배척을 받아 정신분열증, 편집증 환자 내지 미친놈 등의 취급을 받고 절에까지 가는 등 수난을 거듭하다가 결국 자기의 길을 찾는다."

<다시올 문학> 등단 작품인 '고래심줄'에 대한 류양선·김동호 두 심사위원의 평은 이렇다. "고래심줄 같은 작품이면서도 고래심줄을 넘어선 작품이기도 하다. 질긴 생명력을 표출하고 있으면서도, 빈 마음으로 그것을 어루만져 주고 있는 작품이니 말이다." "곡절 많은 이야기에 우리네가 겪어온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다. 소설을 지탱하는 것은 그 고달팠던 세월의 힘이다. 우리네 근대 역사에 대한 은유다."

그러면서도 "소재 자체가 단편의 형식에 어울리지 않는다. 또 수필적 발상에서 비롯된 이야기라는 느낌을 준다. 반쯤은 소설 같고 반쯤은 수필 같은 그런 작품이 되고 말았다"고 짚었다.

<길 없는 길을 찾아서>에는 이밖에도 '영감쟁이' '기숙사' '●방각하와 노진구' '하늘 아래 첫 단감' '가라가라 해도 가지 못하고' 등 다섯 편이 더 들어 있다.

예외석은 '여는 글'에서 "비록 지금 아웃사이더의 길을 가고 있지만 당당하고 힘찬 발걸음을 계속할 것이다. 소박한 밥상처럼 실천하는 삶의 글을 쓸 것이다"고 다짐하고 있다.

시와 늪. 251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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