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먼저 맞고, 먼저 알리는 개구리
며칠 지나면 경칩(驚蟄)이다. 지금쯤 땅 속에는 작년 가을에 기어들어가 죽은 것처럼 옹크리고 있던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고 있을 것이다. 여러 무리 가운데 산개구리 무리가 가장 먼저 깨어 나온다.
<한서(漢書)>에는 '열 계(啓)',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을 써서 계칩(啓蟄)이라 기록하고 있는데, 나중에 '놀랄 경(驚)'을 써 경칩(驚蟄)이라 하였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 첫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가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경칩이 지나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다.
◇ 변신의 천재 청개구리
청개구리는 사는 곳에 따라 몸 색깔이 변하는데 다른 개구리보다 보호색을 아주 잘 띠는 편이다. 청개구리 한 쌍이 한 번에 낳는 알은 300~350개다. 왜 많은 알을 낳을까? 새끼를 안전한 곳에서 키울 환경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알 낳는 수를 늘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함일 것이다.
큰 소리로 울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천적에게 들킬 가능성이 크다. 암컷을 만나기 위해 목숨을 거는 것이나
작지만 큰 소리를 내며 논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청개구리는 우리나라에 사는 몇 안 되는 '물뭍짐승(양서류)'의 하나이다. 날이 더워지면 소벌(우포)로 가는 길가에서 납작하게 죽어있는 개구리를 종종 보게 된다. 하찮게 여겨지는 작은 생물이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양서·파충류보존네트워크가 3월 6일 경칩을 맞이해서 창립된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한편으로 기쁜 일이다.
/김인성(우포생태교육원 원장)
김인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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