밟힐수록 더 꿋꿋한 기운받아 문명병에 지친 몸 달래보세요
"젊은 사람이 나물도 많이 아네. 이것 먹는 것은 우찌 알았노?" 나는 막 새순을 밀어 올리는 질경이 한 뿌리를 곱게 뽑아서 가지런히 정돈해서 넣어줍니다.
질경이는 마차바퀴 아래 수없이 깔려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틴다고 하여 '차전자', 척박한 길가나 자갈밭에서도 잘 자란다고 하여 '길장군' 등 별명도 많은 풀꽃입니다. 여름에 꽃이 피면 학교 길에 모여앉아 긴 꽃대를 뽑아 '꽃씨름' 놀이를 하던 친근하고 정겨운 질경이는 우리 민족의 끈기를 많이 닮았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밟히면 밟힐수록 잘 자란다는 질경이 전초에는 섬유질이 풍부하여 변비 치료나 이뇨제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눈을 맑게 하고 대하를 치료한다 하여 민간에서 애용하는 약초이기도 합니다. 이른 봄에 새순을 뿌리째 캐서 나물해 먹거나 국 끓여 먹으며, 전초는 그늘에 말려서 차로 만들어 먹거나 물에 달여 먹기도 합니다. 민간에서는 청열·거담·소변 불통·대하·혈뇨·해수·황달·수종 등에 달여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보았다고 합니다. 또, 그 씨앗은 볶아서 차로 달여 마시기도 하고 전초와 함께 갈아서 환을 지어 먹으면 변비와 정혈 작용이 뛰어나다고도 합니다.
은근과 끈기로 척박한 환경을 견디며 질기디 질기게 자란다고 붙은 이름 '질경이'는 각종 문명병인 고혈압·만성 간염·부종·바이러스성 이질·신장염·방광염·요도염 등 여러 가지 질환에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만성
올 봄에는 질경이로 문명병에 지친 몸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합니다. 밟히고 밟히면서 더욱 꿋꿋하게 꽃피우는 질경이의 꽃말은 그래서 '발자취'랍니다. 질경이의 삶을 살펴보면 그 의미가 더욱 심장해질 것입니다.
/박덕선(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운영위원장)
박덕선 운영위원장
webmaster@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