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영재교육진흥법이 내년 3월부터 시행되기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현재 중·고교 과정을 통합한 무학년제·무학기제의 영재학교를 운영하고 졸업생들에게 대입 특례자격을 허용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안을 마련해 관계부처 등과 협의중이다.

마산여자고등학교 김용택 교사는 “영재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교사·학생·학부모 등 교육주체들의 거부반응을 최소화 하기 위해 공청회 등의 과정을 통해 국민들의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영재시설여건을 마련한 후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영재교육진흥법의 목적은 무엇이며, 왜 시행되어야 하는지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제정과 관련 연구팀장을 맡았던 경남대학교 과학영재교육센터 소장 이상천 교수의 도움말로 들어본다.

-영재교육진흥법의 목적은 무엇인가?

△영재교육진흥법은 지적·감성·창의적 능력 등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조기 발굴,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이런 과정에서 어떤 주위의 방해나 구애를 받지 않고 좋은 교사, 좋은 친구, 정부의 끊임없는 지원을 통한 자원 환경을 조성해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것이다.

-영재들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과학영재교육센터·과학고 등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있어 왔는데….

△정부의 지원이 뒤따라야만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영재를 발굴, 육성할 수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첫째 대학교수, 일선의 많은 사람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둘째 관심있는 전문가를 꾸준히 양성해야 한다. 셋째 정부의 끊임없는 재정적·행정적 지원이 요구되며 넷째 철학이 뚜렷한 사람, 교육에 헌신하는 사람이 지도자로 나서야 할 것이다.

-영재판별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일반지능·특수학문적성의 영재·창의적 능력이 뛰어난 아이, 예술적·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아이 등 다양한 영재를 판별할 수 있는 도구들을 전국영재교육센터와 영재교육팀들이 수십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련해 놓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인데 물론 통계에 의한 것이지만 기회는 모든 아이들에게 평등하게 적용된다. 첫째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과학고등학교나 영재교육센터에서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아이들이 일정한 시험을 보고 들어가는 것을 확대해 영재학교 입학은 재학중인 학교의 교장이나 영재교육기관, 영재교육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영재학교 교장에게 영재판별 신청을 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교내 영재판별위원회에서 일정 기준을 통과한 학생에게 입학을 허용하는 형태이고, 둘째는 후반기에 실시할 예정인데 원격 테스트 즉 인터넷을 통한 시공간을 초월해 모든 아이들이 테스트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어떤 방식으로 영재교육을 활성화시킬 계획인가?

△초등과정은 영재학교 대신 초등학교 내에 영재학급을 설치·운영하도록 해 영재학급을 저변화 시킨 후 영재교육원 그리고 최종적 방향은 영재학교로 나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영재학급은 현재 각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우월반과는 어떻게 다른가?

△우월반은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진학할 목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며 영재교육은 영재판별도구에 의해 다양한 분야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다. 장애특수학교나 체육특기생들은 특수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영재도 다를 것이 없다.

-영재육성시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어떤 분야에 관심사가 있는 아이들끼리 만나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동료를 만나는 곳, 평생의 스승을 만나는 곳, 부모교육이 함께 되는 곳,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바탕으로 한 접근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신자유주의 개념을 교육에도 적용한 강자들의 논리가 아니냐, 영재들을 가르칠 교사들을 마련해 놓지도 않는 등 현장을 무시한 채 이루어진다고 하여 영재교육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도 많은데….

△영재교육담당교원을 위한 연수를 마련하고 이러한 일정 시간의 연수과정을 마친 교사들을 중심으로 교사를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교육은 평등성과 수월성(秀越性)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한국은 인력양성을 하지 않고서는 미래에 살아남을 수 없다. 따라서 모든 아이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고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키워내는 교육은 넓게 보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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