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미달사태 예상, 합격선 크게 낮아질 듯


모두 4차례의 복수지원을 허용한 대학입시제도로 올해도 도내 대학들의 최종 등록과정에서 복수지원 합격자의 무더기 이탈사태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사설입시기관인 부산 대신학원과 도내 각 대학들에 따르면 부산·경남지역 4년제 대학 정시 합격자 발표 결과 이중합격자의 이탈로 최종 합격선이 올해도 최초 발표때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최근 합격자를 발표한 경상대와 창원대·경남대 등 도내 주요대학들은 2배수에 달하는 예비합격자를 발표하는 등 복수합격자의 이탈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우수학생 유출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합격선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합격선 저하는 도내 상위권 대학보다 중·하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편차가 심해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최종 합격점수가 9~18점 정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도내 대학의 한 관계자는 “최대 4차례의 복수지원이 수험생들에게 대학선택의 기회를 많이 부여한다는 장점도 있으나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함으로써 지방대학들은 성적하락은 물론 합격자 재산정 등 업무가 2배로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대신학원 관계자는 “지방 상위권대에 하향안전지원을 했던 지원자 가운데 상당수가 모집군이 다른 수도권 대학이나 지방 중·하위권 대학에 복수지원을 했기 때문에 오는 2월초 대학별 등록과정에서 지방대의 경우 무더기 미등록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 2001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연세대와 고려대 합격자 상당수가 서울대에 중복 합격한 것으로 나타나 대부분 대학에서 합격자들의 연쇄이동에 따른 미등록과 추가등록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의 경우 정시모집 정원 1181명 가운데 48.3%인 571명이, 고려대는 정시정원 1606명 가운데 25.6%인 411명이 서울대에 중복한 것이다.

특히 연세·고려대 인기학과의 경우 서울대 복수합격자가 많아 연세대 치의예과는 정원 16명 모두가, 의예과는 모집정원 34명 가운데 29명이 서울대에 중복 합격했으며, 고려대 법대도 정원 89명 가운데 73명이 복수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집단위별로 보더라도 연세대의 경우 △사회계열 52.2% △공학계열 59.6% △인문계열 46.9% △이학계열 37.9%가 서울대에 복수 합격했으며, 고려대도 △정경학부 53.8% △수학교육 46.7% △경영대학 41.8% △의과대학 35.1%가 중복 합격했다.

이처럼 수도권 상위권 대학에서부터 진행되고 있는 중복합격자의 연쇄이탈과 함께 인근 부산·대구지역 상위권 대학에 중복 합격한 수험생들이 또 다시 상위 대학으로 연이어 이동하는 ‘도미노’현상으로 인해 도내 대부분 대학들은 미등록에 따른 추가등록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입시에서도 도내 대학들은 복수합격자의 무더기 이탈로 홍역을 치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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